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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바쿠라우' [진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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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바쿠라우' [진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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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바쿠라우' [진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작은 외딴 마을의 거친 저항…영화 '바쿠라우'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거친 질감의 브라질 영화 '바쿠라우'는 한 작은 외딴 마을 공동체가 보여주는 저항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는 가상의 마을 바쿠라우를 중심으로 외부의 압력과 폭력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브라질 북동부의 대표적인 빈민 지역인 세르타오를 모티브로 삼은 바쿠라우는 소외된 약자들을 상징한다. 이곳에는 인종, 성별, 계급의 구분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살아간다.
정부가 댐의 수문을 열지 않아 물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바쿠라우에는 정체불명의 사건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통신망이 두절되고, 식수 수송 차량은 총격으로 구멍 뚫린 채 돌아온다. 마을 곳곳에서는 시신이 발견되면서 주민들은 혼란에 빠진다.
사태의 심각성을 직감한 마을 청년 파코치는 수문을 열기 위해 살인을 저질러 수배령이 내려진 룽가를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룽가를 중심으로 마을 사람들은 대비책을 세우려 하지만 외지인들의 무차별적인 공격은 9살 꼬마에게까지 향하며 더 짙은 비극으로 치닫는다.
주민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총과 칼뿐만이 아니다. 지도에서 마을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만드는 일은 권력을 쥔 이가 얼마나 쉽게 약자를 고립시키고 조정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시장 후보 토니는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이나 다 찢어진 책들로 주민들을 회유하려 들며 파렴치한 정치권의 행태도 드러낸다. 오랜 시간 지역 갈등과 가난, 불평등에 시달려온 브라질 사회의 단면이다.
영화는 제72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제52회 시체스영화제 최우수 감독상 등 유수 영화제에서 52관왕을 석권했다. '디스토피아적 서부극'이라는 별칭을 얻은 영화는 전반부 주민들의 연대감을 층층이 쌓다가 후반부에 가서는 살육에 가까운 폭력성으로 복수에 나선다.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쿠라우 몰살 작전을 펼치는 백인 용병들은 말 그대로 야만적이다. UFO처럼 보이는 드론에 온갖 무기로 무장한 이들은 살인 병기인 것처럼 인간성을 상실한 발언들과 행동들을 한다. 사람을 죽이며 '득점'을 했다고 말하고, 마치 살인이 오락거리인 것처럼 굴며 잔혹성을 드러낸다. 백인 우월주의도 숨기지 않는다.
이들은 "왜 우리한테 이러는 거야?"라는 마을 주민들의 물음에 답을 하지 않는다. 영화가 끝을 맺기까지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죽음을 맞는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가는데, 이는 마치 개척 시대 원주민의 땅에서 학살을 일삼던 서양의 식민주의를 바라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사랑하는 아들, 조카, 친구를 잃은 마을 사람들이 오열하는 동안 백인 용병들에게서는 일말의 죄의식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바쿠라우의 저항은 거칠지만, 당하기만 하는 약자의 위치에 있는 이들의 반격이라는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피를 뒤집어쓴 룽가의 처형 방식은 잔혹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를 두고 "지나치게 폭력적이다"라고 말하는 백인 용병의 발언에는 쉽게 공감하기 힘들다. 널브러진 시체들을 바라보는 마을 주민들의 표정에는 백인 용병들의 얼굴에는 없는 비통함이 서려 있다.
다음 달 2일 개봉. 상영시간 131분. 청소년 관람 불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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