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과 백, 두드림으로 빚은 불교미술…고판화박물관 탁본 특별전

김예나 / 2022-09-01 11: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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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등 불교미술 탁본 50여 점 한자리에…18일까지 전시
▲ 경주 석굴암의 문수보살상(왼쪽)과 보현보살상(오른쪽)을 탁본한 작품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중국 윈강석굴의 수하 반가사유상 탁본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전시 포스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흑과 백, 두드림으로 빚은 불교미술…고판화박물관 탁본 특별전

한·중·일 등 불교미술 탁본 50여 점 한자리에…18일까지 전시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탁본(拓本)은 불상이나 비석, 기와 등에 새겨진 글씨나 그림을 그대로 떠낸 것을 의미한다.

탁본할 곳에 종이를 대고 물을 뿌려 붙인 뒤 물기가 어느 정도 마르면 먹물이 묻은 솜 뭉치로 그 위를 가볍게 두드리거나, 대상 물체에 물을 쓰지 않고 고형묵(固形墨)을 문지르는 방법을 쓴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여러 국가의 불교미술 탁본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행사가 마련됐다.

강원도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은 오는 3일부터 추석 맞이 특별전 '흑과 백, 두드림의 예술 - 세계불교미술탁본 Ⅱ' 특별전을 연다고 1일 밝혔다.

2017년에 이어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과 중국, 일본, 인도, 캄보디아 등의 불교 미술품 탁본 50여 점을 선보인다.

우리나라 작품 중에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국보 경주 석굴암에 있는 문수보살상과 보현보살상 탁본과 '에밀레종'으로 잘 알려진 성덕대왕신종 비천상 탁본을 감상할 수 있다.

전남 구례 연곡사의 동 승탑(僧塔·수행이 높았던 스님의 사리를 두는 곳)과 북 승탑에 새겨진 사천왕(四天王), 팔부중(八部衆·불법을 지키는 여덟 신) 탁본 등도 눈으로 볼 수 있다.

중국 작품 중에는 산시(山西)성 윈강(雲崗)석굴, 간쑤(甘肅)성 둔황(敦煌) 모가오(莫高)굴 등 석굴사원의 주요 불상을 본뜬 탁본을 주목할 만하다.

윈강석굴의 수하 반가사유상 탁본은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무릎 위에 얹고 손가락을 뺨에 댄 채 생각에 잠겨 있는 특유의 모습과 오묘한 표정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일본 나라 도다이지(東大寺) 보살상과 야쿠시지(藥師寺) 비천상, 고대 인도 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아잔타 32굴의 여래상 탁본 등이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과 마주한다.

한선학 관장은 "요즘은 문화재를 탁본하는 일이 굉장히 어려운 데다 온전히 남아있는 유물도 많지 않아서 희소성이 있는 작품들"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여러 나라 불교미술의 보편성과 차별성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9월 18일까지 열린다. 문의 ☎ 033-761-7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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