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 예술가들이 각자 아름다움 찾아가는 과정 만나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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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트레인지 뷰티' 공연 장면 [국립극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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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트레인지 뷰티' 공연 장면 [국립극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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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트레인지 뷰티' 공연 장면 [국립극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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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트레인지 뷰티' 공연 장면 [국립극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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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트레인지 뷰티' 공연 장면 [국립극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스트레인지 뷰티' 연출 배요섭 "본질 만나는 순간이 아름다움"
종합예술 퍼포먼스 표방 실험극…국립극단-벨기에 리에주극장 공동제작
"6명 예술가들이 각자 아름다움 찾아가는 과정 만나보길"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나뭇가지를 하나씩 입에 문 채로 말을 하려고 기를 쓰는 6명의 예술가들. 발로 바닥을 구르고 몸부림치지만 얼굴은 점점 빨개지고 온몸이 뒤틀린다. '아름다움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만들어진 작품 '스트레인지 뷰티'의 한 장면은 흔히 생각하는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다.
1∼18일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공연하는 '스트레인지 뷰티'는 한국, 유럽, 아프리카, 남미 등 다양한 대륙 출신의 창작자 7명이 참여해 '아름다움'을 주제로 공동 작업한 작품이다.
특정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연극과 무용, 비주얼 아트, 음악, 영상 등을 총망라한 실험극이자 종합예술 퍼포먼스라고 할 수 있다.
국립극단이 벨기에 리에주 극장과 공동 제작했으며 연극 '휴먼푸가', '노래하듯이 햄릿' 등을 연출한 연출가 배요섭이 '판 디자인·연출'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맡았다.
배 연출과 오랜 시간 함께 작품 활동을 해 온 배우 겸 드라마투르그 황혜란과 콩고·벨기에에서 활동하는 비주얼 아티스트 에메 음파네, 벨기에 출신 배우 클레망 티리옹과 사운드 아티스트 파올라 피시오타노, 브라질 출신 안무가 마리아 클라라 빌라 로보스, 한국의 다큐멘터리 감독 최용석이 공동 작가이자 퍼포머로 무대에 오른다.
1일 오전 전화로 만난 배 연출은 '판 디자인'이라는 역할에 대해 "각각의 참여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속마음과 정신 세계를 끄집어내 놀 수 있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연출의 역할에서 벗어난 이유는 배 연출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이란 하나의 결과물이기보다는 예술가 각자가 경험하는 유동적이고 자유로운 상태에 가깝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이란 어떤 고정된 대상이 아니라 그것을 경험하는 사람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그리고 그 사람과 관객이 어떻게 공존하고 있는지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연출로서 구체적으로 개입을 하면 예술가들의 자유로움이나 유동성이 제한을 받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작품은 몇 가지 정해진 약속 외에는 각 예술가들이 공연마다 그 순간 느끼고 경험하는 아름다움에 집중하며 즉흥적으로 전개된다.
배 연출을 비롯한 7명의 창작자들은 각자 전라도 해남의 미황사와 벨기에에 있는 티베트 템플에서 명상 체험을 하며 아름다움과 그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작품 구상을 시작했다.
그 후 불교에서 스승이 제자에게 깨우침을 얻도록 인도하기 위해 제시하는 역설적 물음인 '공안' 중에서 몇 가지 화두를 택해 함께 읽고 느낀 바를 각자의 퍼포먼스로 구현해냈다.
코로나19로 공연이 1년 미뤄졌지만, 그 시간 동안 매일 명상을 이어가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더 가질 수 있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작품은 '아름다움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닌, 답을 하기 위해 또다시 수많은 질문을 던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작품의 초반 무대에 오른 6명의 퍼포머들은 신, 성관계 등 자신이 집착하고 있는 대상에 대해 고백한다.
배 연출은 "자신의 집착이 어디서 오는가를 알아야 집착이 사라질 수 있고, 그것이 결국 아름다움과 만나는 순간"이라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집착이란 건 이건 좋고 저건 싫다는 분별심에서 나오는 것이거든요. 그 분별심 때문에 그 너머에 있는 본질을 보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그 분별심이 사라지면 본질을 만날 수 있고, 그 본질과 만나게 되는 순간이 바로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범주에도 속하지 않는 극의 진행은 관객들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배 연출은 "장르에 대한 구분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장르에 대한 편견과 본인만의 기대를 가지면 작품이 거기서 어긋났을 때 불편함과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기대나 예측보다는 참여하는 예술가 한 명 한 명을 만난다는 생각으로 오시면 좋겠습니다."
지난 8월 벨기에 도시 스파에서 열린 공연축제에서 먼저 선보인 '스트레인지 뷰티'는 9월 한국에서 공연한 뒤 12월 벨기에 리에주 극장에서 다섯 차례 관객과 만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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