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장애 배우들 출연 '틴에이지 딕' 내달 국립극장 공연

김용래 / 2022-10-25 14:02:16
  • facebookfacebook
  • twittertwitter
  • kakaokakao
  • pinterestpinterest
  • navernaver
  • bandband
  • -
  • +
  • print
셰익스피어 '리처드3세'를 현대 미 고교 배경으로 각색한 작품
장애인배우 하지성·조우리 주역 캐스팅…내달 17~21일 달오름극장
▲ 연극 '틴에이지 딕' 출연하는 하지성(왼쪽)과 조우리 [국립극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뇌병변장애 배우들 출연 '틴에이지 딕' 내달 국립극장 공연

셰익스피어 '리처드3세'를 현대 미 고교 배경으로 각색한 작품

장애인배우 하지성·조우리 주역 캐스팅…내달 17~21일 달오름극장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셰익스피어의 희곡 '리처드 3세'를 미국의 뇌성마비 고교생 이야기로 각색한 연극 '틴에이지 딕'(Teenage Dick)이 국립극장에서 국내 초연된다.

다음 달 17~20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오르는 '틴에이지 딕'은 미국의 극작가 마이크 루의 대표작으로, 2018년 미국에서 초연된 이래 평단의 호평을 받아왔다.

작가는 원작인 '리처드 3세'의 인물과 흐름 등 뼈대를 가져왔다. '리처드 3세'는 기형적인 신체에서 비롯된 열등감을 권력욕으로 채우려는 한 인간의 악행과 파멸의 과정을 다룬 작품.

마이크 루는 작중 배경을 현대 미국의 한 고등학교로 바꿔 동시대 관객이 공감할 이야기로 새롭게 탄생시켰다.

극은 장애 때문에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지만 뛰어난 책략가이자 야심가의 면모를 지닌 리처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자신을 괴롭히는 무리에게 복수하고자 차기 학생회장이 되려는 리처드가 본인의 약점까지 이용해 꾸미는 음모와 갈등, 예상치 못한 혼란과 선택의 순간이 9장에 걸쳐 펼쳐진다.

신재훈 연출은 "주변의 시선과 고정관념 등으로 빚어진 뒤틀린 욕망이 어떤 불행을 초래하는지 그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캐스팅이다. 주인공 '리처드 글로스터'와 그의 친구 '바바라 벅 버킹엄' 역은 각각 뇌병변 장애인 배우인 하지성과 조우리가 맡았다.

휠체어를 타고 연기하는 두 배우는 장애로 생겨난 몸의 습성을 연기에 녹여내고 장애인 배우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리듬과 움직임을 통해 독자적인 캐릭터를 보여줄 예정이다.

'틴에이지 딕'은 무장애 공연으로 진행된다. 자막과 더불어 시각장애 관객을 위해 FM수신기로 폐쇄형 음성 해설을 제공하고, 청각장애 관객을 위해서는 각 배역에 일대일로 수어 통역사도 배치한다.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