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성도현 / 2022-09-05 15: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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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뢰성·구하는 조사관·풀하우스
▲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비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흑뢰성 [리드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구하는 조사관 [시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풀하우스 [문학동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흑뢰성·구하는 조사관·풀하우스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세계 3대 미스터리 문학상(에드거상·앤서니상·셰이머스상)을 최초로 석권한 '모던 스릴러의 거장' 할런 코벤이 2001년 출간한 스릴러 소설이다. 2005년 '밀약'이란 제목으로 국내에 출간됐다가 절판된 이후 표지와 번역, 제목 등을 바꿔 새롭게 출간됐다.

소아과 의사 벡은 8년 전 아내 엘리자베스가 눈앞에서 살해당한 뒤 뉴욕 빈민가에서 환자를 돌보며 일에만 몰두한다. 어느 날 전송받은 대도시 거리의 폐쇄회로(CC)TV 영상 속에서 아내의 모습을 본다. 충격에 빠진 벡을 향해 아내는 입 모양으로 '미안하다'고 말한 후 사라진다. 이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는 한 줄의 경고가 담긴 이메일이 도착한다.

벡과 엘리자베스만 아는 암호로 적힌 메시지가 연이어 도착하는 가운데 엘리자베스가 살해당한 외딴 호숫가에서 백골 시신 두 구와 함께 벡의 혈흔이 묻은 둔기가 발견된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벡을 피의자로 지목하고, 누명을 쓴 벡은 쫓기는 와중에 아내의 흔적을 추적한다.

이 모든 범죄를 은폐하고 조작한 배후의 인물들도 서서히 움직인다. 경찰과 검찰, FBI가 가세한 대규모 추격전과 치열한 법정 싸움 등 대도시 뉴욕을 배경을 벌어지는 사건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비채. 432쪽. 1만5천800원.

▲ 흑뢰성 =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일본 추리소설가 유네자와 호노부의 첫 장편 역사소설이다. 출간 이후 제12회 야마다 후타로상 수상을 비롯해 일본 미스터리 4대 랭킹 잡지 1위를 기록하는 등 일본 문학계를 달군 화제작이다.

소설은 일본 센고쿠(전국) 시대가 배경이다.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가 패권을 눈앞에 둔 1578년 초겨울부터 이듬해 겨울까지 1년여의 세월을 다룬다.

여러 전공을 세우며 크게 중용됐던 오다 노부나가의 무장 아라키 무라시게(荒木村重)는 1578년 10월 느닷없이 반역을 일으키고, 근거지인 아리오카성에서 저항을 시작한다. 설득을 위해 찾아온 오다 노부나가의 군사(軍師) 구로다 간베에(黒田官兵衛)를 흑뢰성, 즉 성의 지하 감옥에 가둔다.

아라키 무라시게가 왜 오다 노부나가에게 반기를 들었는지, 구로다 간베에는 왜 죽이지 않고 가뒀는지 등은 여전히 역사의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요네자와 호노부는 이를 배경으로 난세에 휩쓸린 무인과 병사, 민초의 삶을 그린다. 미스터리 설정을 통해 드러나지 않은 역사의 이면을 재구성하고, 독자에게 '난세를 살아가는 개인'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리드비. 528쪽. 1만6천800원.

▲ 구하는 조사관 = 송시우 지음.

한국 장르문학의 기대주로 주목받는 소설가 송시우의 신작 추리소설이다.

국가인권위원회 행정법무담당관실 주무관으로 일하는 그는 2015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권위 조사관의 활약상을 그린 중단편집 '달리는 조사관'을 냈고, 이번 작품은 그 후속작이다.

국가인권기구 '인권증진위원회' 조사관 배홍태 앞으로 어느 날 의문의 편지 한 통이 도착한다. 발신인은 이미 죽은 연쇄살인범 최철수다. 편지에는 아직 시체를 찾지 못한 14번째 피해자 이하선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홍태는 언제나처럼 독단적으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고, 그럴수록 동료들에게 이해받을 수 없는 말과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동료들은 홍태를 수상하게 여기고 갈등은 점점 깊어져 간다.

매사에 너무 신중해 우유부단해 보이는 베테랑 윤서, 남의 일을 내 일처럼 여기는 달숙, 약자의 편에 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독단과 정의 사이를 줄타기하는 홍태, 사법고시 출신이지만 힘을 못 쓰는 지훈 등 4명의 인권위 조사관들이 보여주는 두 번째 사건 일지가 펼쳐진다.

시공사. 492쪽. 1만5천800원.

▲ 풀하우스 = 메이브 빈치 지음. 이은선 옮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그 겨울의 일주일'을 쓴 아일랜드 인기 작가 메이브 빈치가 2009년 발표한 소설이다. 다섯 가족이 북적거리며 사는 집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재치 있게 그려내면서 부모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자식들의 모습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짚게 한다.

디와 리엄 부부는 어른이 된 삼남매와 산다. 결혼생활이 잘 풀리지 않아 집으로 돌아온 첫째 로지, 교사로 일하지만 독립할 생각은 없는 둘째 헬렌, 유명한 작곡가가 되리라 믿으며 허송 생활하는 막내 앤서니는 부모의 보살핌 아래 살아간다.

청소대행 업체에서 일하는 아내 디는 퇴근 후에는 삼남매를 위해 장을 보고, 집을 치우고, 옷을 다림질하면서 무언가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남편 리엄은 직장에서 해고된다. 디는 삼남매에게 앞으로는 방세를 내고, 집안일을 각자 알아서 하라고 요구한다. 갑작스러운 디의 선언에 삼남매는 혼란에 빠진다.

문학동네. 124쪽. 1만3천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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