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첫 도전 김지운 감독 "OTT는 창작자에게 새로운 방"

강애란 / 2021-11-10 15:2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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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닥터 브레인' 연출…"촬영시간 압박 있었지만 신선하고 재밌어"
▲ 김지운 감독 [애플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애플TV+ 시리즈 '닥터 브레인' [애플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드라마 첫 도전 김지운 감독 "OTT는 창작자에게 새로운 방"

애플TV+ '닥터 브레인' 연출…"촬영시간 압박 있었지만 신선하고 재밌어"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박소연 인턴기자 = 영화 '장화, 홍련',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밀정' 등의 김지운 감독이 애플TV+를 통해 첫 드라마 연출작 '닥터 브레인'을 내놨다.

김 감독은 10일 화상 인터뷰에서 애플TV+의 첫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를 연출하게 된 소감에 대해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이나 틀이 영화와는 조금 달라 어렵고 생소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만큼 신선하고 재밌었다"고 말했다.

한국 웹툰을 원작으로 한 '닥터 브레인'은 천재 뇌 과학자(이선균 분)가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다른 사람의 뇌를 스캔해 기억을 모으는 SF 스릴러다.

김 감독은 작품을 시작하기 전 영화로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이야기를 좀 더 풍요롭고 깊게 가져가고 싶어 드라마로 제작을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닥터 브레인'은 총 6부작으로 1·2부는 이야기를 쌓아가는 빌드업 단계, 3·4부는 실타래를 풀어가면서 전개가 빨라지는 단계, 5·6부는 벌려놓은 이야기를 정리하는 단계로 구상했다고 했다.

김 감독은 "다른 사람의 뇌를 들여다본다는 점이 흥미로웠다"며 "그(다른 사람의 기억에서) 안에서 자신의 결핍을 느끼고, 그 결핍과 화해, 보완, 회복하는 이야기를 넣으면 성장하는 이야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에도 뇌 동기화나 다른 사람의 의식을 들여다보는 작품들이 있었는데, 그런 데서 힌트를 조금씩 얻었다"며 "그러면서도 '닥터 브레인'만의 고유성은 무엇인지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연출에 있어 2시간 내외의 영화와 그보다 3배에 달하는 6시간 분량의 시리즈는 차이가 있다고 했다. 조명 하나를 섬세하게 조정하던 영화 촬영과 달리 매 순간 빠른 판단이 요구되는 드라마 촬영 현장은 바쁘면서도 활기가 돌았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단순 계산을 해도 하루 촬영을 영화보다 3배 더 찍어야 하니 분량과 시간의 압박이 가장 컸다"며 "필요한 것만 넣자는 자세로 작업에 임했는데 뭔가 더 해보고 싶은 것들을 절제한 측면이 있다 보니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매 순간 몰두해야 하다 보니 영화보다 밀도가 높다고 느꼈다"며 "시리즈물 한 편을 완성 지으면서 다음 편을 기대하게 만들기 위한 소위 '떡밥'이 필요했는데, 이런 부분이 고민되면서도 재밌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창작자 입장에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라는 새로운 플랫폼은 작품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방이 하나 더 생긴 것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OTT가 나오기 전에는 드라마 수위나 소재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며 "(장르가) 다이내믹해지면서 영화의 고유성을 OTT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애플TV+의 라인업에 '닥터 브레인'이 첫 한국 작품으로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창피하지 않은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K-콘텐츠에 대한 붐이 일고 있는데 그 리스트에 들어가 다른 맛을 내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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