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필 12 첼리스트와 무대서는 조수미 "연습부터 설렌 공연"

강애란 / 2023-06-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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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5개 도시 투어…"첼로만으로 내는 '풀 사운드' 신기한 경험"
"내년 '수미조 콩쿠르' 개최…차가운 경쟁 아닌 동화 같은 과정"
▲ 포즈 취하는 조수미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성악가 조수미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6.21 mjkang@yna.co.kr

▲ 베를린필 12 첼리스트 [크레디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포즈 취하는 조수미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성악가 조수미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6.21 mjkang@yna.co.kr

▲ 포즈 취하는 조수미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성악가 조수미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6.21 mjkang@yna.co.kr

베를린필 12 첼리스트와 무대서는 조수미 "연습부터 설렌 공연"

7월 5개 도시 투어…"첼로만으로 내는 '풀 사운드' 신기한 경험"

"내년 '수미조 콩쿠르' 개최…차가운 경쟁 아닌 동화 같은 과정"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소프라노 조수미가 첼로 12대와 무대에 오른다. 공연 때 한두곡을 첼로 연주에 맞춰 노래한 적은 있지만, 첼로만으로 구성된 악단과 공연 프로그램 전체를 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 달 공연을 앞두고 21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털 파르나스 호텔에서 만난 조수미는 "저도 연습하러 갈 때 떨리고 설레더라고요"라며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조수미와 합을 맞추는 악단은 '베를린필 12 첼리스트'.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단원들이 모인 악단으로 1972년 창단됐다. 첼로 연주곡뿐 아니라 재즈, 팝, 탱고, 현대음악 등 폭넓은 장르를 선보이고 있다.

조수미와 베를린필 12 첼리스트의 공연은 다음 달 4일 부산문화회관을 시작으로 5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8일 부천아트센터, 9일 강릉아트센터에서 차례로 열린다.

무엇보다 저음 악기인 첼로의 음과 소프라노 조수미의 목소리가 만나면 어떨지 기대를 모은다.

조수미는 "(악단이) 첼로만으로 구성돼 있어 모든 곡을 편곡했다. 일반적인 오케스트라로 듣던 것과는 달리 들려서 새로울 것"이라며 "연습하면서 들었을 때 '첼로만의 느낌은 안 난다'고 생각했다. 괴상하게도 첼로라는 악기만으로 오케스트라와 같은 풀(full) 사운드가 나는 게 신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음 가수임에도 좋아하는 음은 다 낮은 음이다. 첼로, 콘트라베이스를 좋아하고, 팝 음악도 일렉기타보다는 베이스기타의 소리를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에서 조수미가 부를 곡은 브라질풍의 바흐 제5번 중 아리아, 카디스의 처녀들, 엔니오 모리코네의 '시네마 파라디소', 조지 거슈윈의 '서머타임' 등이다.

조수미는 "1부는 클래식이고 2부는 뮤지컬, 영화음악 등 다채롭게 구성했다. 2부 곡 가운데 줄리언 로이드 웨버의 '러브 네버 다이즈'는 라이브로 한 번도 불러보질 못한 곡이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기대되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최고와 최고의 만남'이라는 공연 소개 문구처럼 조수미와 베를린필 12 첼리스트의 만남은 공연을 기획한 두세 달 전부터 치밀한 준비 과정을 거쳤다. 베를린필 12 첼리스트 악장은 조수미와의 공연이 확정되자 독일 함부르크에 조수미의 공연을 보러 직접 들르기도 했다고 했다. 양측 모두 향후 몇 년 치 일정이 빽빽하게 차 있을 만큼 바쁜 가운데 일정을 조율해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사전 연습도 마쳤다.

"연습은 합을 맞추는 거예요. 개인이 아무리 잘해도 서로 맞춰가는 게 중요하죠. 리허설을 100번 해도 무대에 올라가서 삐꺽하기도 해요. 그래서 3번 하는 것보다는 4번이 낫고, 4번보다는 5번이 낫죠. 제 자랑 같긴 하지만 연습이 끝나고 '수미조, 네가 노래도 잘하고 열심히 하니까 우리도 열심히 할게'라고 말하더라고요. (웃음) 음악은 욕심이 많아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세계적으로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소프라노지만, 조수미는 개인적인 영광을 넘어 한국인으로서, 음악가로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내년에는 프랑스 파리 근교 성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수미조 국제 성악콩쿠르'를 개최한다.

조수미는 "영 아티스트들에게 단순히 입상뿐만 아니라 콩쿠르 이후를 준비해주고 싶다. 콩쿠르에서 우승하고도 1∼2년 뒤에 사라진 사람들도 많다. (수미조 콩쿠르에서는) 입상뿐만 아니라 저랑 같이 앨범을 내거나 투어를 하면서 서포트해주고 싶다"며 "그저 순위를 정하는 차가운 경쟁이 아닌, '드림 캄퍼티션'으로 만들려고 한다. 콩쿠르를 스타가 탄생하는 동화 같은 과정이 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노래하는 사람이 가져야 하는 마음은 음악을 통해 이 세계를 좀 더 아름답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고 싶다"며 "노래만 잘하는 게 아니라 세계를 위해 일하고자 하고, 노래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 사전 선발 단계에서 어떤 마음으로 음악을 하는지, 이 직업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인터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콩쿠르는 시작일뿐이에요. (이달 초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김태한에게도 오늘 하루만 기뻐하고 내일부터는 전쟁의 시작이라고 했죠. 잔인하게 들릴 수 있지만, 그게 팩트예요. 저도 그렇게 살아왔고요.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노래는 마땅히 잘해야 하고, 경력을 쌓는 과정이 필요하죠."

조수미는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 스타가 한국 성악가라면 좋겠다는 마음도 크지만, 국적과 관계없이 재능이 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괜히 한국인 참가자가 유리하다는 오해를 살까 봐 심사위원장도 맡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K-클래식'을 이끌어갈 후배들에 대한 애정은 숨기지 못했다.

"제가 엄마는 아니지만, 한국 후배들을 지원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어요. 만나보면 다들 참 올바르거든요. (음악) 하나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그것을 밀고 나가죠. 저는 고생을 많이 했어요. 뒷사람들은 그런 고생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 쉽게 가자는 게 아니라 적어도 안 가도 되는 길은 피하도록 해주고 싶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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