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연휴 즐기는 한국 동료 부러워
![]() |
| ▲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콘숙갬씨 [촬영=김혜인] |
![]() |
| ▲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피튜씨 [촬영=김혜인] |
![]() |
| ▲ 캄보디아 명절 떡 빚는 이주여성들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지난 1일 광주 광산구 캄보디아 이주여성들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고향 명절 떡 '놈안솜'을 만들고 있다. 2025.10.2 in@yna.co.kr |
이주노동자에겐 고국이 그리운 추석…"매일 통화 보고싶어요"
연휴 내내 쉼없이 일터로…고향의 떡 놈안솜 닮은 송편 보며 울컥
가족과 연휴 즐기는 한국 동료 부러워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매일 통화해도 보고 싶어요. 딸에게 공부 열심히 하면 금방 간다고 말했어요."
한국 생활 5년 차에 접어든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콘숙갬(30) 씨는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일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남 목포에서 양파와 고추밭에서 농촌근로자로 일하는 그녀는 이번 추석에도 일손을 멈출 수 없다.
올해는 특히 더 힘겨운 명절이다.
최근 밭에서 일하던 중 튄 흙에 각막을 다쳐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 실밥조차 풀지 못한 채 현장에 다시 나서야했다.
아픈 몸을 이끌고라도 일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서글프다.
콘숙갬씨는 "쉬고 싶어도 사장님이 일하라고 하면 쉴 수 없다. 돈을 벌러 온 이상 그만둘 수도 없다"고 힘겹게 웃으며 말했다.
그녀의 고향 캄보디아에는 11살 딸과 남편이 기다리고 있다.
캄보디아에도 한국의 추석처럼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고 온 가족이 한데 모이는 전통 명절 '프춤번(조상의 날)'이 있다.
프춤번 기간에는 추석 대표 음식인 송편이랑 유사한 떡 '프춤번'을 만들어 먹는 관습이 있다.
그래서 추석 때마다 송편을 보면 딸에게 만들어 주던 놈안솜이 떠올라 마음 한쪽에서 울컥할 때가 많다.
그녀와 함께 한 방에 사는 캄보디아 동료들이 서로의 외로움을 달래주지만 명절만큼은 아무리 함께 있어도 허전함이 채워지지 않는다.
고된 하루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오면 그녀의 유일한 낙은 짧은 영상통화다.
화면 속 딸은 늘 "엄마 언제 와?"라고 묻는데 그때마다 그녀는 "조금만 더 있으면 간다"며 애써 웃지만 전화를 끊고 나면 눈물이 왈칵 쏟아질 때도 있다.
콘숙갬 씨는 "비자가 아직 1년 정도 남아 있어 당장 고향에 갈 수도 없다"며 "추석이라 해도 평소랑 다를 게 없을 것 같다. 일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가족들이랑 영상통화 하면서 연휴를 보낼 계획이다"고 말했다.
3개월 전 "돈을 많이 벌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캄보디아에서 한국에 온 피튜(25) 씨도 가족이 보고싶은 건 매한가지다.
목포의 한 조선소에서 용접공으로 일하고 있는 그는 여름철 무더위 속에서도 주말을 제외하고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이어왔다.
이번에 처음으로 열흘이라는 긴 연휴를 맞게 됐지만, 마음 한구석은 오히려 더 허전하다.
"쉬고 싶다"는 생각이 수없이 들었지만 막상 명절이 다가오니 오히려 집 생각이 더 간절해졌다.
특히 한국 동료들이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러 간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부럽기도 하고 자신만 홀로 남겨진 듯한 쓸쓸함이 밀려왔다.
피튜 씨는 "열흘간 쉰다 해도 캄보디아에 다녀올 수는 없다. 아직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돈도 없다"며 "그래도 쉬는 날에는 평소보다 영상통화를 길게 할 수 있어서 그나마 좋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오기 전 열심히 용접 기술과 한국어를 배워왔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일을 시작한 그는 생각보다 고된 노동과 무더운 날씨때문에 지치기도 했지만 밤마다 가족과의 영상통화 앞에서는 웃음을 잃지 않으려 애쓴다.
피튜 씨는 "지금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은 엄마"라며 "한국 음식도 맛있지만 역시 엄마가 만들어주는 고향 음식이 더욱 생각난다"고 말했다.
박미향 캄보디아광주전남공동체 대표는 4일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에도 일을 해야하는 이주노동자들이 대다수"라며 "가족과 떨어져 외롭게 지내는 이들이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도록 배려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의 이주노동자 공식 통계는 집계된 바 없으나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집계한 지난 8월 기준 취업관련 비자(E-2·E-3·E-6·E-7·E-8·E-9·E-10·H-10)를 가진 체류 외국인은 광주 6천530명, 전남 3만9천768명 등 총 4만6천298명으로 추산된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




























![[방송 소식] MBC 대학가요제 13년 만에 부활…26일 방송](/news/data/20251024/yna1065624915904676_716_h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