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협주곡 2번 국내 관객에 첫선…세계무대서 쌓은 노련미 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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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성진 연주회 보자…관객으로 붐비는 공연장 앞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3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야외 공연 '조성진 그리고 쇼팽'을 찾은 관객들이 입장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2.8.31 jin90@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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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은 작년 9월 연주하는 조성진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풀벌레 소리마저 연주로…조성진, 쇼팽 선율로 가을밤을 적시다
연세대 노천극장서 야외공연…팬들, 환상무대에 기립박수·환호
쇼팽 협주곡 2번 국내 관객에 첫선…세계무대서 쌓은 노련미 발산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가을 밤 야외무대를 찾은 관객들의 가슴을 감미로운 선율로 흠뻑 적셨다.
조성진은 31일 공연기획사 크레디아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마련한 '조성진 그리고 쇼팽' 무대에서 풀랑크와 거슈윈으로 시작해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2번과 1번, 드뷔시의 '달빛'을 차례로 연주했다.
야외극장의 부산스러움과 멀리서 들려오는 차들의 경적 소리,불빛을 찾아 끊임없이 날아드는 날벌레도 아무런 걸림돌도 되지 않았다. 조성진은 엄청난 집중력으로 시종 열정적이면서도 차분한 선율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공연 시작 전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좁은 출입구로 몰리면서 빚어진 혼잡 탓에 공연은 예정보다 17분 정도 늦게 시작됐지만 조성진은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클라리네티스트 김한과 함께 미소를 지으며 무대에 등장한 조성진은 손수건을 꺼내 건반 위에 떨어진 날벌레들을 툭툭 털어내고는 곧바로 연주에 들어갔다.
1부에서 풀랑크의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거슈윈의 프렐류드 1번을 차례로 들려주며 재즈 감성의 경쾌함을 보여준 그는 이어 앙상블 '크레메라타 발티카'와의 협연으로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2번을 선보였다.
조성진이 국내 관객들을 위해 쇼팽의 협주곡 2번을 연주한 것은 전날 세종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같은 제목의 공연과 이날 무대가 처음이다. 이 곡의 녹턴(야상곡) 풍의 느린 2악장은 조성진이 평소 전체 협주곡 중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꼽아온 작품이다. 조성진 특유의 서정적이면서도 순수하고 담백한 연주에 관객들은 숨죽여 몰입했다.
조성진은 2부에선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 당시 결선에서 연주했던 쇼팽 협주곡 1번을 열정적으로 연주했고 관객들은 환호와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앙코르곡으로 준비한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 '달빛'(Claire de Lune)은 이날 무대의 백미였다.
첫 부분의 익숙한 선율이 시작되자마자 관객들은 환호성을 내질렀고, 가을밤에 어울리는 조성진의 시적인 연주는 노천극장을 둘러싼 숲에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와 어우러지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곡이 흐르는 동안 감격에 겨운 듯 눈시울을 붉히는 관객들도 보였다.
공연은 다소 부산한 분위기 속에서 예정된 시각보다 늦게 시작하긴 했지만, 세계 유수의 음악축제를 돌며 풍부한 야외무대 경험을 쌓아온 조성진은 노련함으로 이런 부산함을 가볍게 밀어냈다. 이날 공연은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연기됐다가 1년 만에 이뤄진 것이라 더욱 값진 무대였다. 네이버TV로 온라인 실황 중계된 이날 공연의 오프라인 티켓은 지난 7월 14일 판매 시작 후 일찌감치 전석 매진돼 조성진의 티켓 파워를 입증했다.
조성진은 조만간 다시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 10월에 세계적인 지휘자 사이먼 래틀이 이끄는 명문악단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와 서울과 대구, 대전 등지에서 여러 차례 협연 무대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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