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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재섭 ㈜구하다 대표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선릉로 소재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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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품 유통 플랫폼 '구하다' 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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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품 총판업체인 부티크의 재고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구하다'의 API 연동 시스템 흐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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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티크 재고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구하다' 웹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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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가 명품을 1만 원에 살 수 있는 구하다 '럭키 드로우' 이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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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사 플랫폼을 통해 구입한 해외 유명 브랜드 옷을 입고 있는 윤재섭 구하다 대표 |
[스타트업 발언대] "국내 최저가로 신상 명품 소개합니다"
부티크 재고 정보 실시간 확인 기술 개발 윤재섭 구하다 대표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부유층의 전유물로 통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주변의 보통 사람들도 그걸 입거나 들고 다닌다. 무엇일까?
누구나 명품(名品)으로 불리는 고가(高價)의 해외 유명 브랜드를 어렵지 않게 떠올릴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명품을 사용하는 국내 소비층이 그만큼 두꺼워졌다는 방증이다.
명품 직구 플랫폼 '구하다'(GUHADA)는 유럽에서 주로 생산되는 명품을 결품 사고 없이 국내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한다는 기치를 내거는 스타트업이다.
온라인 명품 시장에서 결품은 결제가 끝난 후 재고 물량이 떨어져 주문이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결품 사고는 최상위 총판업체(1차 벤더)인 현지 '부티크'의 재고 현황이 거래 시스템에 등재된 시점과 국내 소비자가 그것을 보고 구매 버튼을 누르는 시점 사이의 변동으로 발생한다.
가격보다 브랜드 가치와 품질을 우선하는 소비가 이뤄지는 신상(新商) 명품 시장에서 결품을 줄이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거론된다.
결품 사고가 온라인 주문을 통해 새 명품을 손에 쥐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는 주된 요인이기 때문이다.
윤재섭(38) 구하다 대표를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선릉로 소재 사무실에서 만나 창업 과정과 명품 유통 시장에 관한 얘기를 들어봤다.
미국 뉴욕주립대와 일리노이주립대에서 학부(경영·경제학)와 석사(회계학) 과정을 밟은 윤 대표는 포스코 재무실에서 6년가량 재직한 샐러리맨 출신이다.
◇ 부티크 창고 속 명품, 실시간으로 본다
해외 유명 브랜드 명품은 크게 2가지 방식으로 국내에 들어오고 있다.
제조업체의 직판 채널을 통하거나 부티크로 불리는 총판업체를 거치는 것이다.
윤 대표 설명에 따르면 이른바 '에루샤'로 통칭되는 에르메스, 루이뷔통, 샤넬 같은 일부 하이엔드(최고급) 명품 브랜드 업체는 글로벌 커피 체인으로 유명한 스타벅스 방식의 직판 채널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명품 업체는 부티크를 통해 자사 상품을 해외 소비자들에게 공급한다.
이 경우 부티크와 국내 소비자 사이에 해외 온라인 유통 채널과 직구 플랫폼이 끼어 가격 상승과 배송 기간의 장기화로 이어지게 된다.
국내 소비자들이 사고자 하는 물품의 재고가 바닥나 주문이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결품 사고도 다단계 유통 구조와 무관치 않다.
구하다는 부티크 시스템과 자체 시스템이 상품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실시간 연동 기술을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각기 다른 시스템으로 운용되던 유럽 현지 부티크 창고 속 상품의 이미지와 재고 현황, 면세·관세율 등 다양한 정보를 구조화해 구하다 플랫폼(웹/앱)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19년 4월 설립된 구하다가 기술(테크)과 빅데이터에 기반한 명품 직구매 플랫폼이라고 자부하는 배경이다.
구하다와 현재 계약을 맺고 있는 50여 곳의 1차 벤더사(부티크)들은 각각 농구장 2개 코트 규모 창고에 통상 5천에서 1만 종의 상품을 보관한다고 한다.
윤 대표는 부티크 재고 관리 시스템에 연결하는 API 연동 기술 덕분에 국내 개인 소비자들이 부티크 창고에 있는 20만 종 이상의 신상 명품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주문하는 것이 가능해져 결품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창업 준비 작업으로 현재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맡고 있는 대학 선배 이근일(43) 씨와 함께 API 연동 시스템 구축에 3년가량을 투자했다.
구하다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GS샵, 롯데온 등 대기업 쇼핑몰은 물론이고 머스트잇 같은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특정 카테고리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과도 파트너십을 맺어 명품 디지털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명품 판매 사업에 뛰어드는 업체를 대상으로 원스톱 풀필먼트 서비스(판매자를 대신해 상품을 고르고 포장과 배송까지 해주는 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B2B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 미국 유학 시절 알바 경험이 창업 자산
윤 대표는 대학생 시절 뉴욕에서 공부하면서 학비를 벌기 위해 명품 구매 대행 아르바이트를 했다.
미국 아울렛에선 당시 한국에서 유행하는 명품 브랜드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팔고 있었는데, 중개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주문에 따라 구매를 대행하는 일이었다.
윤 대표는 그때부터 해외 명품 직구 분야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두게 됐다고 한다.
"그런데 주문이 들어온 상품을 사려고 매장에 가보면 해당 상품이 없는 경우가 너무나 많았습니다. 품절로 일방적인 주문 취소를 당하는 고객 입장에선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었던 거죠."
이 문제를 해결하는 명품 직구 관련 비즈니스를 하겠다고 늘 생각해 왔다는 윤 대표는 마침내 2018년 월급쟁이 생활을 접고 창업의 길로 발을 내디뎠다.
윤 대표가 시작한 이 사업에서 가장 긴요했던 것은 부티크로 불리는 1차 벤더를 확보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거래 실적이 전혀 없는 한국의 무명(無名) 스타트업에 콧대 높은 부티크들이 상품 정보를 줄 리가 만무했다.
그처럼 어려운 사업 환경에서 윤 대표는 발품을 팔아 틈새를 공략하는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윤 대표는 약 8개월간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 현지 부티크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녔다.
자체 개발한 API 연동 기술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 명품을 함께 팔아보자고 제안하기 위해서였다.
당연히 처음에는 윤 대표의 말에 제대로 귀 기울이는 부티크는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어렵게 계약이 성사된 몇 군데의 부티크 상품 가운데 유럽 현지에선 다소 인기가 떨어지는 것이 구하다 플랫폼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판매 데이터가 조금씩 쌓이면서 구하다를 보는 부티크의 시선은 자연스레 바뀌었다.
구하다의 API 연동 기술이 입소문을 타면서 협업하길 원하는 부티크들이 달마다 하나둘씩 늘어 전체 협업 파트너 수가 50여 곳으로 불어났다.
윤 대표는 신흥 명품 업체를 포함하면 현재 약 1천500개 브랜드를 취급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 검수 과정 촬영해 문자 메시지 전송
윤 대표는 구하다가 일부 B2C 명품 중개 업체와 다른 것은 직접 거래의 주체가 된다는 점이라고 했다.
구하다가 통상의 해외 온라인 유통 채널 등을 개입시키지 않은 채 부티크와 직접 계약해 모든 상품의 운송, 관세 납부 및 교환·반품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이 방식으로 구하다는 현재 월간 2천에서 3천 건의 거래로 한국 소비자 품에 명품을 안기고 있다.
윤 대표는 소비자 입장에선 국내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신상 명품 구입 기회를 얻는 것이라며 자사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 백화점 판매 채널과 비교해 30~40% 더 싸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구하다가 취급하는 모든 상품은 부티크 출고 단계와 국내 배송 직전 등 2차례에 걸쳐 품질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는 검수를 거친다.
모든 검품 과정은 동영상으로 촬영해 해당 고객에게 문자 메시지로 보내 준다.
고객에게 배송된 뒤 하자 발견 등으로 교환이나 반품 요구가 있을 경우에는 구하다가 도맡아 처리한다.
그러나 판매 후 상품의 수선 등을 해주는 AS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구하다는 고가 명품을 1만 원에 살 수 있는 '럭키 드로우' 행사를 2주에 한 차례씩 연다.
100만 원에서 200만 원대를 호가하는 명품을 무작위로 뽑은 한 사람에게 1만원에 살 수 있게 하는 럭키 드로우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국내 최초의 당첨자 선정 이벤트라는 것이 윤 대표의 설명이다.
◇ "한국인 명품 사랑, 개성 관점에서 봐야"
미국발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명품 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윤 대표는 이런 시장에선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가 떨어지게 된다며 마케팅 공세를 펴기보다는 서비스 질을 높이는 데 치중하는 것이 합리적인 대응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최근의 달러화 강세가 명품 판매 가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그리 크지 않다고 했다.
명품을 공급해 주는 부티크 대부분이 달러화 대비 약세 흐름을 보여온 유로화를 주된 결제 통화로 쓰기 때문이란다.
윤 대표는 한국인의 유별난 명품 사랑에 대해선 자존감을 높이는 개성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전처럼 명품을 사치품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이제 명품은 하나의 패션 트렌드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데 사용한다고 생각합니다."
윤 대표는 한국인의 명품 사랑을 충분히 인지한 샤넬 같은 유명 업체들이 직영 매장을 공격적으로 열고 있다며 주문 데이터를 통해 다양하고 새로운 명품 브랜드를 찾아서 즐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전했다.
명품을 좀 더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비결로는 세일 기간의 마지막 시기를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세일 기간에는 보통 주간 단위로 나누어 할인율을 점진적으로 올립니다. 품절 가능성이 높은 인기 상품이 아니라면 시즌 세일의 마지막 주간을 노리는 게 좋아요."
인터뷰 말미에 윤 대표에게 몇 점의 명품을 착용하고 있는지와 가격으로 치면 모두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
"신발과 티셔츠, 바지, 점퍼가 저희 플랫폼에서 세일 이벤트 등을 활용해 산 명품입니다. 백화점 가격으론 합쳐서 600만 원 이상 할 겁니다. 실제 구매가로는 200만 원 정도고요."
윤 대표는 국내 명품 소비층을 연령대로 보면 20~30대가 60~70%, 40~50대가 30% 정도로 젊은 층 위주의 시장이지만 성별로 따지면 남녀가 반반인 균형시장이라고 전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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