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연세대서 앙코르 공연…"동년배의 열정 다시 일깨우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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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소포니스트 이정식 (서울=연합뉴스) 안정훈 기자 = '서울 재즈 쿼텟'의 색소포니스트 이정식이 17일 서울 서초구의 자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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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소포니스트 이정식 [플러스히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색소포니스트 이정식 "재즈에는 억압에 저항하는 자유정신 담겨야"
유랑악단에서 시작해 '서울 재즈 쿼텟' 멤버까지, 재즈 외길 40년
오는 21일 연세대서 앙코르 공연…"동년배의 열정 다시 일깨우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안정훈 기자 = "재즈 색소포니스트 존 콜트레인이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에게 영향을 받은 것처럼 재즈에는 억압에 저항하는 자유로운 정신이 담겨야 합니다."
한국의 재즈 1세대 색소포니스트 이정식(61)은 17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재즈 정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유랑악단의 멤버로 시작해 1990년대 한국 재즈의 중흥기를 이끈 '서울 재즈 쿼텟'으로 활동하기까지 40년 재즈 외길 인생을 들려줬다.
이정식은 중학교 밴드부에서 색소폰을 처음 접했다고 한다. 고향에서 농사짓는 게 너무나 싫었던 그에게 색소폰은 도시로 나갈 유일한 수단이었기에 그는 첫 만남부터 색소폰에 빠져들었다.
"고등학교 3학년이던 1979년 겨울에 무작정 상경했죠. 서울에는 아무런 연고가 없었기에 숙식이 가능한 일자리를 찾아 돌아다녔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 생계를 영위하던 그는 우연히 동료와 함께 간 낙원상가에서 유랑악단에 섭외돼 순회공연을 하게 된다.
그는 "경기도 연천에서 전라남도 소록도까지 전국을 순회했다"며 "무명 악단이라 관객도 없었고, 그나마 있는 관객도 야유만 하는 경우가 잦아서 많이 고생했다"고 회상했다.
어려움을 겪던 유랑악단은 1981년 끝내 해산하고, 이정식은 광주광역시의 한 극장식 술집에서 일하다가 우연히 가게에 들린 고(故) 김강섭 KBS 악단장의 눈에 띄게 된다.
"조그만 놈이 색소폰 연주를 하니 이쁘게 보였나 봐요. 악단 오디션을 보라고 하시길래 몰래 술집에서 도망쳐서 그 길로 KBS 악단에 들어갔습니다."
KBS 악단 생활을 하며 선배 뮤지션들과 교류하며 점차 인지도를 넓힌 그는 3년 뒤 악단을 나와 이태원에 위치한 한국 재즈의 성지 '올댓재즈'에서 활동하게 된다.
이후 그는 '올댓재즈'에서 신해철, 이승환, 이승철 등 기라성 같은 가수들과 교류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는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 음악에서 색소폰 소리가 나온다면 전부 내가 한 연주였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국 재즈의 중흥기를 이끌었다고 평가받는 '서울 재즈 쿼텟'이 결성된 것도 바로 이 시기, 1988년에 이정식과 김희현(드럼), 장응규(베이스), 양준호(피아노)가 모여 한 팀을 이뤘다.
이들은 한국 재즈의 선구자들이 뉴올리언스 스타일의 미국 연주를 그대로 답습하던 것과 달리 재즈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해 큰 인기를 얻었다.
그는 "비트와 리듬, 화성도 현대적으로 바꾸면서 우리 고유의 사운드를 만들어나갔다. 그 시절에는 그런 실험적인 연주도 받아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참 신선했다"고 회고했다.
전성기를 누리던 '서울 재즈 쿼텟'은 멤버들이 각자의 길을 가게 되며 1997년 자연스럽게 흩어졌다.
이들은 밴드를 해체한 지 25년이 지난 올해 6월에 재즈 평론가 남무성이 운영하는 재즈 바 가우초에서 다시 모여 공연을 선보였다.
"하루는 남무성 씨가 자기 바에서 공연을 부탁하길래 이 기회에 '서울 재즈 쿼텟' 멤버들을 모아서 추억을 다시 한번 불러일으켜 보고 싶었죠."
가우초 공연의 성원에 힘입어 지난 8월에는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서울 재즈 쿼텟'의 전성기 시절에도 해본 적 없던 1천석 규모의 공연장이라는 부담감과 25년 만에 다시금 합을 맞추는 어려움이 합쳐져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고 했다.
이정식은 "희현 형님과 응규 형님은 오랫동안 재즈가 아니라 가요 쪽에 몸담았다 보니 처음에는 사운드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며 솔직하게 고백했다.
평균 나이 64세인 이들 멤버는 매주 1∼2차례 모여서 연습한 끝에 전성기 못지않은 연주 실력을 되찾게 됐고,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서울 재즈 쿼텟은 오는 21일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에서 앙코르 공연을 연다. 이정식은 공연을 마무리한 후에는 '서울 재즈 쿼텟'으로 음반도 새롭게 발매하며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즈를 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나아갈 길을 제시해주고, 저희와 동시대를 살았던 분들에게는 다시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하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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