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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예술대학교 정중화 교수와 앨범 '애원'에 참여한 학생 이진희씨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새 앨범 '애원'을 발매한 서울예술대학교 정중화 교수(오른쪽)와 앨범에 보컬로 참여한 학생 이진희씨. kimhyoj@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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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예술대학교 음악학부 정중화 교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정중화 교수 "재즈는 진국…깊이 알게 되면 발을 못 빼죠"
'1세대 재즈 거장' 故정성조 아들…'재즈 대중화' 화두 새앨범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재즈라는 음악은 너무 예쁘거나 잘생기지는 않았지만 깊이가 있는 사람과도 같아요. 그 사람이 진국이라는 걸 처음 들어선 모르죠. 일단 그 깊이를 알게 되고 재즈에 빠지면 발을 못 빼요."
지난 13일 경기도 과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서울예술대학교 음악학부 정중화 교수는 "저도 발을 못 빼기 때문에 그 음악을 30년을 하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한국 재즈 1세대인 고(故) 정성조 전 KBS관현악단장의 아들이자, 자신도 재즈 뮤지션으로서 서울예대 강단에 서고 있는 정중화 교수가 최근 '재즈 대중화'를 위한 앨범을 선보였다. 총 8곡이 담긴 음반 '애원'이다.
'애원' 앨범에는 동명의 타이틀곡 '애원'을 비롯해 '후회', '그 때' 등 정 교수가 작사·작곡·편곡한 곡들이 수록됐다.
서정적인 멜로디가 어렵지 않게 귀에 감기는 곡들이다. 정 교수는 "재즈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이 들었을 때도 편안하고 괜찮은 멜로디를 항상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재즈가 그동안 많은 발전을 이뤘고 실용음악과에서는 해마다 재즈 이론을 배운 학생들이 쏟아져나오지만, 대중적으로 재즈는 '어렵다', '마니아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이 여전한 것도 사실이다.
정 교수는 "옛날 팝송에 조금 더 코드를 입히거나 편곡을 해서 연주하게 된 게 재즈가 되기도 했다"며 "가요나 재즈나 맥락은 같다"고 했다. "온 국민이 트로트에 열광하고 있지만 여러 장르가 함께 발전해야 한다"라고도 강조했다.
"내 여린 가슴에 / 그댄 영원하니까"라고 노래하는 '후회'나 "이젠 그댈 볼 수 없어도 / 그대에게 향해 가는 길" 같은 가사가 담긴 '애원'은 얼핏 보면 연인에게 하는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실은 2014년 별세한 선친을 향한 마음이 투영됐다.
재즈계 거목이었던 선친의 5주기를 기려 지난해 발표한 추모앨범 수록곡 '아버지', '넌 사랑', '기억의 뒤로' 등도 리마스터링을 해 실었다.
"아버지는 저에게는 유일한 선생님이나 마찬가지셨어요. 돌아가시기 전까지 연습하고 병상에 누워 계시면서도 계속 음악을 들으셨죠. '음악은 장난이 아니다. 인생을 걸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진지한 자세로 해야 한다'고 항상 말씀하셨어요. 돌이켜 생각하면 아버지의 말씀들이 저한테는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했던 것 같아요."
정 교수는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로 시작해 뉴욕 퀸스칼리지 대학원에서 작곡을 전공했고 이때 트롬본도 접했다. 그는 "음악이론을 배우면 많은 걸 할 수 있으니 대학원 전공은 작곡으로 바꾸라고 하신 아버지의 한 마디가 제 인생을 바꿨다"고 회상했다.
인생의 '선생님'이었던 아버지를 생각하며 만든 노래들은 정 교수의 제자들이 보컬을 맡았다. 서울예대 재학생인 이진희씨가 '애원'·'그때' 등을, 양하은씨가 '후회'를 불렀고 피아노도 학생 이진협씨가 연주하는 등 학생들이 폭넓게 참여한 점이 눈길을 끈다.
정 교수는 "학생들이 너무 잘해서 세션이 필요가 없다"고 제자들 자랑을 펼쳐놨다.
TV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서 가수 이선희의 노래를 보고 반해서 보컬의 길을 걷게 됐다는 이진희씨는 "교수님이 프로듀싱을 해주시니 피드백을 받고, 그 곡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해보는 것이 저에게는 너무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학교에서는 스타를 만들어주지 않는다"며 "제가 아버지에게 배운 것처럼 '길'을 가르쳐 주는 것이 음악 이론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아버지는) 작곡을 배울 때 지휘를 꼭 배우라고 하셨어요. 사실 제가 베이스를 칠 때는 '지휘를 내가 왜 배워야 되는데'하고 생각했거든요.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그때 지휘를 배우지 않았다면 제가 빅밴드 지휘를 못 했겠죠. 기회가 온다 한들 그 기회를 잡을 수 없는 거죠. 그런 길을 이야기해 주는 곳이 학교라고 생각해요."
그는 "재즈 뮤지션, 팝 뮤지션 등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장르를 같이 할 수 있는 뮤지션들이 나오고 있다"며 "(재즈 대중화를 위해) 음악적으로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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