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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툰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작가 트위터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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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툰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공명 작가 캐릭터 [작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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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툰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작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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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툰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작가 트위터 갈무리]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공명작가 "한국적 웹툰 그리려 해"
웹툰으로 불교언론문화대상 첫 수상…"불교, 종교보다 문화로 여겨"
(판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올해 불교언론문화대상 수상작으로 웹툰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가 선정됐다. 웹툰이 대상을 받은 것은 상이 제정된 지 약 30년 만에 처음이다.
불교와 근현대사, 여성 서사를 촘촘하게 엮어 한 사람이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을 읽어보면 어떻게 웹툰이 불교언론문화대상을 받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릴 것이다.
공명(본명 전은지) 작가는 지난 17일 엔씨소프트 본사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삼국시대부터 우리나라에 존재한 불교가 종교라기보다는 문화라고 생각해 인용하게 됐다"며 "깊은 불교사상을 다루지 않았는데도 불교적인 관점에서 제 작품이 인정받았다는 점이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전문적인 불교 신화는 아니다"라며 "불교를 넘어 '한국적인 웹툰'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작가의 설명대로 이 작품은 불교 교리를 심오하게 파고들지는 않는다. 대신 우리가 왜 힘들 때 사찰을 찾고, 거기서 어떤 위로를 얻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은 고통스러울 때마다 절을 찾아가고 그들 위로 지장보살이 가만히 눈물을 떨군다.
공명 작가는 "무교지만 어릴 적부터 부모님을 따라 절을 다녔고, 엄마가 보시함에 돈을 넣고 절하는 것을 자주 봤다"며 "어릴 적에는 '왜 쓸데없는 곳에 돈을 쓸까' 싶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엄마가 왜 그랬는지, 종교의 존재 이유가 뭔지를 어렴풋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작품의 모티브는 작가의 태몽에서 따왔다.
주인공 숙이(원래 이름 해송)의 태몽처럼 작가의 어머니 꿈속에서 스님이 14∼15살짜리 소년과 함께 나타나 "옆에 있는 소년을 대신 데려가 키워달라. 이 소년은 죗값을 치렀다"고 했다고 한다.
작가는 "'죗값을 치렀다'는 말이 이 웹툰의 뿌리가 됐다"며 "'죗값을 치렀는데도 왜 이리 사는 게 고통의 연속일까'라고 자문했고, 인간도에 환생한 숙이가 갖가지 시련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리자는 결론으로 도출됐다"고 구상 배경을 설명했다.
숙이는 여자로 태어나면서 태몽에서 받은 해송이란 이름을 빼앗긴다. 차별 속에서 아등바등 저항하고 살아내려는 숙이도, 집안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천덕꾸러기 남동생 해송도 행복하지 못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그는 "가부장제는 여성도, 남성도 모두 고통스럽게 한다는 것을, 모두를 가해자로 만들어버린다는 것을 웹툰에 그려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숙이에게도 조력자는 있다. 지옥에 떨어진 사람들이 다 구제될 때까지 떠나지 않는다는 지장보살처럼 딸을 지지해 준 어머니가 대표적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부잣집 딸 지민, 문인의 꿈을 품은 여공 필남 등 다양한 인물도 숙이의 눈을 틔운다.
작가는 "이들 모두 저라고 생각하면서 그렸다"며 "등단을 못 하면 어쩌지 걱정하는 필남은 공모전이 안되면 어쩔까 하던 제 모습을, 옥분이도 대학교에 처음 갔을 때의 제 모습을 투영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제각기 시련을 뚫고 자신의 삶을 찾지만, 유명하거나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 되기보다는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간다.
공명 작가는 "작품을 그리면서 생각한 게 '위인전을 그리지 말자'는 것이었다"며 "저나 독자 다수가 1천 명 중의 1명의 천재가 아니라 999명의 평범한 사람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공명 작가의 데뷔작이다.
2019년 엔씨소프트 웹툰 플랫폼인 버프툰이 개최한 '제1회 NC 버프툰 글로벌 웹툰스타 오디션'에서 장려상을 받아 연재를 시작했으며, 연재 기간 상위 1∼3위 안에 머무르며 작품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버프툰 관계자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성별, 연령을 초월해 모든 독자가 함께 희로애락을 느끼고 치유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높게 샀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차기작은 좀 더 가벼운 이야기가 될 전망이다.
작가는 천계영 작가의 '좋아하면 울리는'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좋알람 유니버스'에 참여하게 됐다며 "차기작에도 불교를 인용했지만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와는 다른 방향이고, 한국 판타지 학원 로맨스 장르"라고 귀띔했다.
이외에도 한국의 근현대 회화작가, 김치를 먹지 못하는 한국인에 관한 이야기도 그려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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