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 '썰' 직접 듣는다…거리로 나가는 웹예능

이승미 / 2023-06-17 08: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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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관찰 예능에 피로감…눈높이 맞춘 일반인 이야기에 공감
▲ '썰플리', '헌팅걸' [유튜브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일반인들 '썰' 직접 듣는다…거리로 나가는 웹예능

연예인 관찰 예능에 피로감…눈높이 맞춘 일반인 이야기에 공감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이승미 인턴기자 =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들의 이야기를 음악 재생 목록으로 만드는 '썰플리', 이상형을 찾아서 이어주는 '헌팅걸'.

마이크를 들고 길거리로 나가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과 직접 소통하는 형식의 웹예능이 속속 등장해 인기를 얻고 있다.

유튜브 채널 '썰플리'는 그룹 SG워너비 이석훈이 일반인들의 '썰(이야기)'을 직접 듣고 상황에 맞는 노래를 추천받아 음악 재생 목록(플레이리스트)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날까'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면 '나를 진정시키는 노래들' 목록을, '대충 살자'가 주제면 '누워서 멍때리는 노래' 모음을 만드는 식이다.

'큐피드'가 되어 짝을 찾아주는 연애 콘텐츠도 있다.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룰루랄라 디랩'의 코너인 '헌팅걸'은 코미디언 이은지가 일반인들의 이상형을 길거리에서 찾아 연결해주는 '헌팅' 프로그램이다.

이은지가 번화가를 돌아다니며 만난 사람들에게 이상형을 물어보고 남녀의 이상형이 서로 일치하면 즉석에서 만남이 성사된다.

구독자 약 44만명을 보유한 '썰플리'에서 '외향인 vs 내향인'을 다뤘던 콘텐츠는 조회수 387만회를 기록했고, '헌팅걸'의 홍대 에피소드는 조회수 76만회를 기록했다.

'썰플리'나 '헌팅걸' 외에도 현재 방송 중이거나 올해 방송된 유튜브 '장민호가 쏜다! 탕웨이' '짭바보' 등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토크를 담았다.

대표적인 길거리 토크쇼는 TV 방송 채널인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이 있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야외 촬영이 불가능해진 이후 스튜디오 촬영으로 바뀌었다.

이후 일반인들과 일상적인 토크를 나누기보다 주제를 정해 출연자를 섭외하거나 작품 공개를 앞둔 연예인을 홍보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의 성격이 달라졌다.

이에 "사람 냄새나던 시절이 그립다"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시청자가 많아졌고, 직접 거리로 향하는 웹예능이 줄을 잇고 있다.

'사람냄새'를 원하는 시청자가 많아진 배경에는 연예인들의 사소한 일상까지 관찰하는 예능이 범람한 데서 일부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연예인이 가는 여행, 연예인이 먹는 음식, 연예인이 키우는 아이 등 '연예인 삶 관찰' 프로그램이 쏟아지면서 피로도를 느끼는 시청자도 많아지고 있다.

일부 시청자는 "연예인 관찰 예능이 소수였던 때는 우리와 다른 삶을 본다는 대리만족을 느꼈지만, 갖가지 채널에서 이런 예능만 해대니 흥미보다 피로감이 앞선다"고 이야기한다.

이와 달리 길거리 토크를 기반으로 한 웹예능은 일반 사람들의 친숙한 이야기를 통해 일상적인 공감을 자아낸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일반인들이 이야기를 공유하면 시청자들은 유튜브 댓글을 통해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주변에서 들어봤다'며 활발하게 소통한다.

길거리 토크 예능은 제작진에게 '가성비'(가격 대비 만족도)가 좋다는 장점도 있다.

일반인 출연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출연료 부담을 덜 수 있고, 거리를 돌아다녀야 하는 콘텐츠 특성상 세트장이 필요하지 않은 데다 촬영 장비도 간소화하기 때문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길거리 토크쇼는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눈높이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싶은 욕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일반인들도 이제는 영상에 익숙해져서 방송을 연예인의 전유물이라 생각하지 않고, 본인도 영상의 관찰자가 아니라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 출연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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