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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영희 감독 [엣나인필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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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큐멘터리 영화 '수프와 이데올로기' [엣나인필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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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영희 감독(왼쪽)과 아라이 가오루 프로듀서(오른쪽) [엣나인필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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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큐멘터리 영화 '수프와 이데올로기' [엣나인필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수프와 이데올로기' 양영희 "재일조선인 이해하는 촉매 되길"
가족 다큐 3부작 마지막 작품…"영화는 내게 출구이자 구원"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영화가 재일교포 또는 4·3의 영향으로 일본에 건너간 사람들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촉매 역할을 한다면 아주 보람 있을 것 같아요."
이달 20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수프와 이데올로기'에서 제주 4·3 사건 생존자인 자신의 어머니, 강정희 씨 이야기를 담은 양영희 감독의 말이다.
재일교포 2세인 양 감독은 '디어 평양'(2005), '굿바이, 평양'(2009)에 이어 이번 작품까지 가족 다큐멘터리 3부작을 완성했다. '디어 평양'이 아버지를 중심으로 재일조선인 가족의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알츠하이머로 사라져가는 어머니의 기억을 기록하며 제주 4·3 사건을 담았다.
최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만난 양 감독은 "어머니가 '내 영화도 만들어볼래?'라고 먼저 제안하셨다"며 떠올렸다.
"'가족의 나라'를 찍을 때 제가 배우들과 같이 일하는 걸 보신 뒤로 어머니께서 딸을 영화감독으로 인정하기 시작하셨어요. 그때 '나로 영화 한 편 만들래?' 하시더라고요. 부부가 한 편씩 다큐멘터리 주인공이 되는 건 세계적으로도 드문 것 같다고 말씀드리니까 좋아하셨어요. (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4·3의 기억을 후대에 전달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도 '디어 평양'과 마찬가지로 촬영에만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는 단편으로 작품을 구상했다는 그는 남편 아라이 가오루 씨와 어머니의 첫 만남을 보면서 장편으로 발전시켜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회상했다.
"5년 정도 어머니 증언을 찍었는데, 이상한 일본 남자가 나타난 거예요. (웃음) 만난 지 3개월 만에 청혼하고, 어머니께 인사를 드려야겠다고 하더라고요. 새로운 가족이 생기는 과정을 넣으면 새로운 영화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장편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했죠. 후반 5년은 (남편과) 같이 찍었어요."
양 감독은 다큐멘터리 세 편뿐 아니라 첫 극영화인 '가족의 나라'(2012)까지 모든 작품을 '자이니치'(在日)로서의 개인적 경험과 가족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
그는 "어렸을 때는 그 정체성 때문에 많이 울고 힘들어했지만 이제는 제 선택이 아니니 즐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라며 웃었다.
"(제 경험을 영화로 만드는 건) 하나의 출구예요. 그게 전부는 아니지만 자기를 구원하는 방법이기도 하죠. 어쨌든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도피보다는 정면으로 마주 보고자 했어요. 정체를 알고 싶었어요. 이데올로기가 뭐고,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믿는 게 뭔지, 왜 믿었는지를요."
그는 이제는 부모의 선택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 시대를 알고 나니까 모든 선택에는 다 이유가 있더라고요. 공감은 안 하지만, 하나씩 납득이 돼요. 내가 아주 힘들게 사는 재일교포였다면 엄마처럼 살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도 했고요."
영화 속 양 감독은 어머니와 함께 4월의 제주를 찾은 뒤 태어난 곳인 일본도, 부모의 고향인 제주도 조국으로 여길 수 없었던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고 오열하기도 한다.
태어나고 자랐던 일본 오사카도, 가족이 사는 평양도 좀처럼 '그립다'는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는 양 감독은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제주도에 대한 일종의 '향수'가 생겼다고 고백했다.
"부모님이 모두 제주 출신이셔서 내 뿌리가 그곳에 있다는 인식은 있었지만 별다른 감정은 없었어요. 그런데 4·3이라는 몹시 아픈 이야기를 알면서 신기하게도 제주를 더 가고 싶어지더라고요. 누구에게도 못했던 아픈 얘기를 하면 그 사람과 가까워지는 것처럼요. 제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일 그립고, 가고 싶고, 오래 있고 싶은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제주도인지도 모르겠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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