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800·머리카락·나의 인생여행

강애란 / 2020-12-06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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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800' [TCO·더콘텐츠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다큐멘터리 '머리카락' [스튜디오 파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영화 '나의 인생여행' [라이크콘텐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새영화] 800·머리카락·나의 인생여행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 상하이를 지키기 위한 사흘 밤낮의 격전 '800' = 중국이 내놓은 초대형 블록버스터 전쟁영화 '800'은 스케일로 관객들을 압도한다.

8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으로 지상전을 비롯해 항공전, 수상전 등 전쟁영화에서 나올만한 모든 장면이 짜임새 있게 등장한다. 게다가 영화 전체를 디지털 아이맥스로 촬영한 덕분에 총성이 빗발치고, 수류탄이 터지는 전장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야기 자체는 중국 색채가 뚜렷하다. 2차 세계대전 초기 2만명의 일본군과 맞서 상하이 사행창고에서 밤낮 격전을 펼친 800명의 제88사단 제524연대의 실화를 조명한다.

영화 전반에는 애국주의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짙게 깔려있다. 중일전쟁이라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중국인의 시선으로 영화화한 작품이란 점을 감안하고 관람해야 한다.

오는 1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 탈코르셋을 이야기하다 '머리카락' = "머리카락이란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머리카락이다."

'머리카락'은 소위 '여성스럽다는' 사회적 정의를 거부하는 움직임인 탈코르셋을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다. 영상 속 여성 인터뷰이들은 긴 생머리로 상징되는 여성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머리카락은 머리카락일 뿐인데 여성에게는 머리를 길러서 예뻐 보여야 한다는 사회적 시선이 따라붙는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단발병'이란 신조어도 예쁜 여자 연예인들만 단발이 잘 어울리니 웬만하면 머리를 기르라는 사회적 관념이 반영된 일종의 코르셋이란 것이다.

다큐멘터리는 여자는 긴 머리, 남자는 짧은 머리라는 머리카락에 대한 편견에 돌을 던진다. 특별한 날이 아닌 평상시 화장을 하고 긴 머리를 잘 정돈하고 다녀야 하는 '꾸밈 노동'에 대한 여성들의 솔직한 생각들을 쏟아낸다.

10일 개봉. 전체관람가.

▲ 담담한 감성 로드무비 '나의 인생여행' = 어린 시절 영국으로 떠나 30년을 지내다 베트남에 돌아온 '키트'는 자신이 살던 고향이 낯설기만 하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유골을 모실 적당한 장소를 찾기 위해 호찌민부터 하노이까지 과거의 흔적을 뒤쫓는 키트. 그는 "관광객이 된 것 같아", "지금은 베트남어를 하지 못한다고 전해줘"라며 이제는 이방인이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이 혼란스럽다.

영화는 그런 그가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으로 세계적으로 얼굴을 알린 배우 헨리 골딩이 키트를 연기했는데 섬세한 내면 연기로 이민 세대의 감수성을 깨운다.

로드무비인 만큼 베트남의 아름다운 풍경과 문화적인 정체성도 놓치지 않는다. 보라색 꽃잎을 손질해 연꽃차를 만드는 장면은 미술 작품을 보는 듯한 색감의 영상미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1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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