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콩쿠르 2위' 아믈랭 "젊은 연주자에겐 콩쿠르가 기회"

임지우 / 2022-11-17 10: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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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조성진 이어 쇼팽 콩쿠르 2위 올라…18일 두 번째 내한 독주회
'음악 콩쿠르 무용론'엔 "현재로선 연주자 알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
▲ 피아니스트 샤를 리샤르아믈랭 [더브릿지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피아니스트 샤를 리샤르아믈랭 [더브릿지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샤를 리샤르 아믈랭 독주회 포스터 [더브릿지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쇼팽 콩쿠르 2위' 아믈랭 "젊은 연주자에겐 콩쿠르가 기회"

2015년 조성진 이어 쇼팽 콩쿠르 2위 올라…18일 두 번째 내한 독주회

'음악 콩쿠르 무용론'엔 "현재로선 연주자 알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저는 캐나다 외곽의 작은 도시에서 태어나 음악계에 인연이 없었습니다. 작은 콩쿠르부터 나가기 시작해 몬트리올 콩쿠르와 쇼팽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저를 알렸고,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됐죠. 다만 젊은 연주자들이 음악을 하는 이유가 입상이 아니라 음악을 사랑해서 하는 것이면 좋겠습니다."

피아니스트 샤를 리샤르아믈랭(33)이 최근 클래식계에서 논쟁이 된 음악 콩쿠르 무용론에 대해 "젊은 연주자들에게는 콩쿠르가 자신의 능력을 알릴 큰 기회"라고 생각을 밝혔다.

아믈랭은 18일 두 번째 내한 독주회를 앞두고 지난 16일 서울 중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아믈랭은 2015년 몬트리올 국제 음악 콩쿠르 2위, 쇼팽 콩쿠르 2위를 수상하며 주목받은 연주자다. 쇼팽 콩쿠르에서는 '조성진의 라이벌'로 선의의 경쟁을 펼쳤으며 이듬해 열린 쇼팽 콩쿠르 입상자 투어 공연으로 한국을 방문해 조성진과 협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번 간담회에서 '피아니스트들의 교과서'로도 불리는 거장 안드라스 시프(68)가 최근 젊은 연주자들에게 "콩쿠르 출전을 멈추라"고 쓴소리를 한 것에 대한 의견을 말했다.

앞서 시프는 지난달 19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젊은 연주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으로 "음악은 위대한 예술의 영역이지 스포츠가 아니다. 콩쿠르 출전을 멈추고 경쟁을 그만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 아믈랭은 "초청이나 연주 기회가 많은 안드라스 시프와 같은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능력 있는 어린 연주자에게는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누군가 혹시 어린 연주자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다른 아이디어, 방법이 있다면 그걸 따르겠다"며 "하지만 내 커리어에 있어서는 콩쿠르가 저를 알릴 방법이었다. 앞으로 이것에 대해 많은 얘기가 오가겠지만 현재로서는 콩쿠르가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입상과 연주 기회에 대한 욕심이 음악을 하는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 경우 음악을 사랑하고 나누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이를 전달하고 싶다"며 "어린 연주자들이 음악을 하는 이유가 입상이나 단지 큰 곳에서 연주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 음악을 나누고 싶은 열정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8년에 이어 4년 만에 내한 독주회를 열게 된 그는 한국과 여러 인연을 가진 연주자다. 첫 국제 콩쿠르로 참여한 2014년 서울국제콩쿠르에서 3위를 수상했으며 2015년 쇼팽 콩쿠르에서 조성진과의 인연을 계기로 한국 관객에게도 실력이 알려지며 국내 팬이 늘어나기도 했다.

그는 오는 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독주회에서 쇼팽 '24개의 프렐류드' 중 작품번호 28과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프렐류드', '쿠프랭의 무덤'을 들려준다.

그는 "한국에 올 때마다 쇼팽을 연주해야 하는 의무가 느껴진다"며 "쇼팽은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지만 라벨도 쇼팽과 연결점이 있고 독창적이며 현대적인 면이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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