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만큼 깊어진 맛…경기관광공사 추천 노포 6곳

최찬흥 / 2026-01-06 11:41:09
  • facebookfacebook
  • twittertwitter
  • kakaokakao
  • pinterestpinterest
  • navernaver
  • bandband
  • -
  • +
  • print
▲ 김포 쉐프 부랑제 [경기관광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수원 호남순대 [경기관광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파주 덕성원 [경기관광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안산 이조칼국수 [경기관광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양평 사각하늘 [경기관광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이천 장흥회관 [경기관광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월만큼 깊어진 맛…경기관광공사 추천 노포 6곳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세월의 풍파를 견디며 굳건히 지킨 시간은 우연이 아니다.

그래서 노포(老鋪)는 애써 찾아가도 후회가 없다. 따뜻한 한 그릇의 음식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 세월만큼 깊어진 경기도의 노포를 만나보자.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아 경기관광공사가 대를 이어 가업을 지켜온 노포 6곳을 6일 추천했다.

◇ 고소한 빵 냄새로 하루를 여는 곳 '김포 쉐프 부랑제'

전북 고창이 고향인 쉐프 부랑제의 대표 이병재씨는 군산 이성당과 마산 코아양과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빵집들을 거치며 기술과 경험을 쌓아왔다.

1989년 서울 양재동에 처음으로 개인 빵집을 열었고, 2002년에는 지금의 자리인 김포 사우동으로 자리를 옮겨 쉐프 부랑제를 열었다.

현재 이곳에서 만드는 빵은 무려 100여 종에 이른다. 수제 단팥소로 만든 '쌀단팥빵', 얇게 저민 피칸이 가득한 '엘리게이터', 당근 파운드 사이에 크림치즈가 듬뿍 들어간 '당근크림치즈파운드' 는 진열대에 오르기 무섭게 팔려나가는 인기 메뉴다.

두 아들이 가업을 이어받아 이씨와 함께 반죽을 만진다. 지나온 시간에 더해 앞으로 차곡차곡 쌓일 쉐프부랑제의 시간까지. 이곳의 빵에는 시간의 맛이 담겨있다.

◇ 지동 순대·곱창타운의 대표주자 '수원 호남순대'

수원의 역사가 흐르는 팔달문 근처 지동시장 안에는 지동 순대·곱창타운이 자리하고 있다.

넓은 시장 전체가 순대와 곱창을 판매하는 개방형 가게들로 가득한데 1980년대 중반부터 이곳에서 영업을 시작한 호남순대는 시장의 터줏대감이나 다름없다.

호남순대는 새벽 4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수원의 아침을 여는 가게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24시간 우려낸 사골 육수로 끓인 순대국밥은 잡내도 없고 국물이 진하다. 다른 잡뼈는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돼지뼈만으로 우려냈기 때문이다.

지동시장의 풍경과 소리 속에서 호남순대는 오늘도 변하지 않는 방식으로 음식을 내놓는다. 세월이 흘러도 다시 찾게 되는 이유가 이곳에는 분명히 있다.

◇ 70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파주 덕성원'

경의중앙선 금촌역에서 300여m 떨어진 파주의 대표 전통시장 금촌통일시장. 시장의 북쪽에는 이 1954년 문을 연 중화요리 집이 있다. '정성을 담아내는 곳'이라는 의미의 덕성원이다.

벽면에는 몇 장의 흑백사진이 걸려 있는데 1960년대에 촬영한 옛 덕성원의 모습이다. 수십 년 단골들도 사진을 보며 옛날을 추억한다.

낡은 사진 중에는 덕성원 앞에 세워진 짐자전거 안장 위에 앉거나 엄마의 손을 잡고 서 있는 아이가 보이는데 덕성원 대표 이덕강씨의 어린 시절 모습이다. 이씨는 덕성원의 3대 대표이고 현재는 아들이 주방을 맡고 있다. 덕성원은 이렇게 4대째 가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해산물은 냉동을 사용하지 않고 채소는 늘 싱싱한 것만 고집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랜 시간 불 앞에서 쌓아온 시간이 녹아 있는 음식들이다. 시간이 지나도 맛을 대하는 태도만은 변하지 않았다.

◇ 모양도 예쁘고 소화도 잘되는 삼색면 '안산 이조칼국수'

이조칼국수는 안산의 맛집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이다. 35년 동안 한자리를 지키며 동네 사람들의 식탁을 채워왔다.

이곳의 칼국수는 면부터 눈길을 끈다. 칼국수 면은 세 가지 색이다. 흑미 찰현미, 콩가루, 부추를 각각 섞어 반죽한 삼색면은 모양도 예쁘고 소화도 잘된다. 여기에 해산물로 우려낸 국물은 담백하면서도 감칠맛이 살아 있다. 특히 핵심 재료인 조개류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주 3회 이상 공수해 신선함을 유지한다.

칼국수를 주문하면 가장 먼저 보리밥 한 그릇이 테이블에 놓인다. 약간의 고추장과 무생채를 더해 비비면 식욕을 돋우기에 제격이다. 이 한 그릇 덕분에 칼국수가 나오기 전부터 식탁이 분주해진다.

3대째 이어오는 모녀의 전통 김치, 정직한 재료와 손맛으로 쌓아온 시간이 이조칼국수에는 가득하다.

◇ 고즈넉한 한옥에서 맛보는 스키야끼 '양평 사각하늘'

북한강을 끼고 하류 방향으로 달리다가 문호리에서 푯대봉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좁은 마을길이 이어진다. 언덕길을 500여m 오르면 한옥 건물 하나를 만나는데, 마치 영화 세트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고즈넉하다. 일식 스키야끼를 전문으로 하는 사각하늘이다.

놀랍게도 이 집을 지은 사람은 일본인 건축가다. 주인 내외 중 일본인 남편은 한옥의 매력에 빠져서 이곳을 지었고 한국인 아내는 다도와 일본식 코스 요리인 가이세키를 오래도록 공부해 왔다.

두 사람의 취향을 녹여 사각하늘이라는 공간이 1998년 만들어졌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요리는 스키야끼 한 가지다. 철판에 배추, 버섯, 파, 쑥갓 등의 채소를 볶다가 육수를 붓고 끓인 후 얇게 썬 소고기를 넣는다. 이렇게 익힌 재료들을 날달걀에 찍어 먹는 방식이다. 남은 육수에는 우동을 끓여 먹으며 마무리한다.

별채에서는 다실 말차 체험도 가능하다. 다다미가 깔린 방에는 조명이 없으며 오로지 창호지 너머의 자연광과 촛불에만 의지한다.

◇ 한 가족의 삶이 녹아 있는 '이천 장흥회관'

장흥회관은 1982년부터 같은 자리에서 영업하고 있는 식당이다. 간혹 '장흥'이라는 이름 때문에 창업주의 고향이 전라남도 장흥일 거라는 오해도 받지만, 실제로는 전남 무안이다. 8남매의 장남이었던 창업주는 사업에 실패한 후 이천의 장흥회관 앞에서 보따리 장사를 하다 식당을 인수했다.

대표메뉴는 낙곱전골로 낙지와 곱창이 어우러진 국물에서 느껴지는 신선한 해물과 육류의 깊은 맛이 일품이다.

또 다른 대표메뉴는 차낙곱전골이다. 낙곱전골을 끓이다가 재료가 모자라 차돌박이를 대신 넣은 게 시작인데 지금은 차낙곱전골을 찾는 손님이 더 많을 정도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