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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도쿄올림픽 골프 금메달 잰더 쇼펄레와 아버지 슈테판 쇼펄레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금메달 안 돌려주는 쇼펄레 아버지…대체 그걸로 뭐 하세요?
"아들의 도쿄올림픽 남자 골프 금메달이 너무 좋아서"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2020 도쿄올림픽에서 남자 골프 금메달을 딴 잰더 쇼펄레(미국)는 "금메달과 함께 한 시간이 길지 않다"고 푸념했다.
그의 아버지인 슈테판 쇼펄레가 금메달을 독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쇼펄레는 지난 1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도쿄올림픽 골프 남자부 우승을 차지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들의 금메달을 흐뭇하게 지켜본 슈테판은 그날 밤 금메달을 품에 안고 잤다.
슈테판은 금메달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슈테판은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안 돌려 줄거야!"라는 글과 함께 수영복만 입고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는 사진을 자랑하기도 했다.
쇼펄레는 지난주 미국 뉴저지주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노던 트러스트에서 취재진에게 "금메달은 아버지에게 있다. 메달과 함께 하는 미디어 활동을 조금 했는데, 일이 끝나자 '메달을 돌려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쇼펄레는 27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인근에서 열리는 PGA 투어 BMW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슈테판과 대만 출신 부인 전빙이는 아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볼티모어에 왔다. 슈테판은 금메달을 벨벳 주머니에 넣어서 가지고 왔다.
슈테판은 26일 골프채널에 그동안 아들의 금메달을 갖고 다니며 한 일들을 설명했다.
슈테판은 일본에 사는 쇼펄레의 외할아버지에게 메달을 보여준 것이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90세 노인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 샌디에이고로 돌아와서는 어린이들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줬다. 슈테판은 금메달을 목에 걸어본 아이들이 미래 올림픽 선수의 꿈을 키워나가기를 기대했다.
그는 "골프 선수든, 다른 종목 선수든 아이들은 영감을 얻었을 것이다. 말을 할 필요 없이 행동으로 그들의 마음에 감동을 일으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슈테판은 육상 10종 선수로서 올림픽 출전을 꿈꿨지만, 1986년 음주 운전 차량에 치여 왼쪽 눈 시력을 잃고 꿈을 접었다.
쇼펄레의 할아버지인 리처드는 1935년 독일 육상 챔피언이었지만 어깨 부상으로 1936년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쇼펄레의 도쿄올림픽 금메달이 그의 가족에게 더욱 특별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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