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차 때문에 로맨스 수정…시청자 거부감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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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이진욱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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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이진욱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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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정채연 [JT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에스콰이어' 이진욱 "변호사 역할은 처음…저랑 잘 맞았죠"
'신입 변호사'역 정채연 "아직 배우를 꿈꾸는 배우, 성장하고 싶어"
"나이 차 때문에 로맨스 수정…시청자 거부감 고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이태수 기자 = "제가 학생일 때 적성검사를 했는데 가장 잘 맞는 직업군에 변호사가 나오더라고요. 현실에서는 사법고시 때문에 꿈도 꿀 수 없었지만, 배우가 되니 이렇게 변호사를 할 수 있네요. 변호사 역은 처음이지만, 저랑 잘 맞아서 아주 수월하게 연기했어요."
JTBC 드라마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에서 유능한 변호사 윤석훈 역할을 맡은 배우 이진욱은 최근 서울 강남구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변호사 연기가 많이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석훈 변호사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들이 본인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아 맞춤옷처럼 편하게 연기했다는 것이다.
그는 "제가 극 'T'(MBTI에서 사고형)에 가까운 사람이라, 저도 윤석훈처럼 사건이 발생하면 냉정해지는 부분이 있다"며 캐릭터와 자신 사이의 공통점을 짚었다.
2003년 '파나소닉' 모델로 데뷔한 이진욱은 어느덧 연기 경력만 20년이 넘는다.
그는 "20년 동안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했다. 한 40편은 찍은 것 같다"며 "제가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배우는 아니라서 '내가 잘하고 있나' 같은 고민은 수도 없이 한다"고 털어놨다.
연기 변신에 도전할 생각은 없느냐는 말에는 "제가 원래 가진 느낌 외의 연기를 하면 소위 작위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름의 고민을 거친 듯한 답을 명쾌하게 내놨다.
그렇다고 이진욱이 늘 비슷한 역할만 해 온 것은 아니다.
로맨스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주목받아왔지만, 최근에는 '보이스', '스위트 홈', '오징어 게임' 시리즈 등 다양한 장르물에서도 활약해왔다.
'에스콰이어' 역시 로맨스가 빠진 전문직 드라마다. 초반에는 신입 변호사 강효민(정채연 분)과의 로맨스가 형성되나 싶었지만, 선후배 간의 존중과 애정으로 표현됐다.
이진욱은 "상대역(정채연)과 나이 차이가 있어서 시청자들의 거부감이 있지 않을까 했다"며 "시청자보다 앞서나가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저 포함해 모두의 의견을 모아 (로맨스) 방향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에스콰이어'는 3%대의 낮은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4회 만에 8%로 시청률이 껑충 뛰었다. 넷플릭스에서도 5주 연속 비영어 시리즈 10위 안에 올랐다.
이진욱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 기쁘다며 '에스콰이어' 시즌2가 나왔으면 한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그는 "한 배우가 평생 할 수 있는 작품의 수가 정해져 있지 않다"며 "그래서 매 작품이 소중하다. 예전에는 시원섭섭했다면, 이제는 섭섭한 마음이 더 크다"고 솔직한 심정을 비췄다.
'에스콰이어'에서 신입 변호사 강효민을 연기한 정채연도 따로 기자들과 만났다.
정채연은 2015년 걸그룹 다이아로 데뷔했고,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통해 아이오아이 멤버로도 활동했다.
tvN 드라마 '혼술남녀'를 통해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다. MBC 드라마 '금수저'(2022년), JTBC '조립식 가족'(2024년)에 이어 이번에도 주연을 맡았다.
그런데도 '에스콰이어' 방영 초반에는 연기력 논란이 있었다.
그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며 "아직 '배우를 꿈꾸는 배우'로서, 이번에 호감이 50이었다면 다음에는 55로 점점 성장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고칠 점은 고치되 너무 흔들리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채연아 네 얼굴에 법이 없는데 변호사 역할이라고?'라는 말도 들어봤다며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역할일까 봐 두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정채연이 내놓은 해법은 노력이었다. 술도 끊었고, 공부하는 마음으로 연기에 임했다.
그는 "촬영 전부터 끝날 때까지 공부 모드로 들어갔다"며 "일찍 일어나서 책 읽고 운동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사람들도 안 만나고 대본만 팠다. 제가 생소한 단어에 대사를 버벅댈 수도 있을까 봐 술도 아예 마시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몇 달에 걸쳐 변호사처럼 공부하고 생각하다 보니 캐릭터에 몰입하게 됐다.
정채연은 "제가 아침마다 일기를 쓰는데 어느 순간, 이 역할에 스며들었는지 '오늘도 의뢰인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듣고, 변호하고 오자'라고 쓰여 있더라"고 했다.
그 결과 연기력 논란도 털어내고, 극 후반부로 갈수록 연기가 자연스럽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정채연은 "처음으로 이전과 다른 느낌, 뭔지 모를 성취감이 있다"며 "이번에는 신입 변호사였지만, 다음에는 '선배미(美)' 있는 10년 차 파트너 변호사 역할도 해보고 싶고, 꿈과 상상, 도전의 폭이 넓어졌다"고 한층 성장한 듯한 답변을 내놨다.
시즌2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이렇게 존중과 배려가 가득하고 전문적인 현장이 있나 감탄했거든요. 12부작을 4개월 만에 찍는 일이 드물잖아요. 시즌2를 하게 된다면 해야죠. 무조건 해야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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