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거꾸로 쓴 부분도…백제의 무게 단위 새로 해석할 단서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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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간 모습 및 판독 글자 문서용으로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목간의 모습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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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간 모습 및 판독 글자 문서용으로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목간의 모습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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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간 출토 현황 [울산문화재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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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간 출토 지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백제의 출납 담당자는 어떤 기록을 남겼을까…목간서 단서 확인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부여 동남리 유적서 출토된 목간 분석·판독
문자 거꾸로 쓴 부분도…백제의 무게 단위 새로 해석할 단서에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백제 시기 곡물을 비롯한 물자의 출납(出納) 상황과 무게 단위를 유추할 수 있는 목간(木簡·글을 적은 나뭇조각)이 확인됐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올해 3∼4월 충남 부여군 동남리의 한 공공주택 신축 부지 내 유적(동남리 유적)에서 목간 5점을 출토해 보존 처리하고 전문가들과 함께 판독했다고 10일 밝혔다.
동남리 유적은 백제 시기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도로와 건물지, 수로, 우물 등이 여럿 확인돼 사비 도읍기(538∼660) 당시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유적으로 평가받는다.
연구소에 따르면 목간은 벚나무류, 소나무류, 삼나무류에 속하는 나무를 가공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간의 형태나 판독한 문자 내용 등을 보면 많은 글자가 쓰인 2점은 문서용, 나머지 3점은 물품의 꼬리표 역할을 하는 하찰(荷札) 용으로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문서로 쓰인 목간 중 하나에는 '12월 11일'(十二月十一日)이라고 적힌 날짜와 금(金), 중량(重)을 뜻하는 글자가 확인됐다. 또, 출납(內)이나 재고 상황(亡) 등으로 해석할 수 있는 글자도 있었다.
연구소는 "행정 관부(관청)에서 출납을 담당하던 관리가 기록한 문서나 장부 용도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목간에는 행간의 빈 곳에 빗금 형태의 이음표를 써서 문자를 거꾸로 써 내려가기도 했다. 일반 목간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부분이라고 연구소는 전했다. 총 4번에 걸친 자문 회의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특히 이 목간에 쓰인 '중'(重) 글자에도 주목했다.
연구소는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인 '다리작명 은제 팔찌'에 새겨진 글자이자 기존에 백제의 무게 단위로 알려져 있던 '주'(主) 자가 '중'(重)과 같은 글자로 취급되는 글자로 쓰였을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백제에서 쓴 무게 단위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문서용 목간에서는 곡물 중 하나인 피(稗)와 함께 연령 등급(丁), 용량 단위(斗), 사람 이름, 이동 등의 의미로 볼 수 있는 글자가 확인돼 이 목간 역시 곡물 출납과 관련한 기록으로 파악됐다.
연구소는 목간이 출토된 지리적 위치를 볼 때 과거 이 일대가 중요한 역할을 했으리라 보고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조사된 유적의 위치를 보면 사비 도성의 동남쪽에 해당하는데 금강과 왕포천을 이용한 물자 이동 시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곳 중 하나"라며 "이번에 확인된 문자 자료는 백제 중앙의 행정상 복원과 도량형 파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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