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 위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절친'…"듀엣 연주 기회 생겼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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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첼리스트 한재민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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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첼리스트 한재민 [ⓒShin-joong Kim. KD슈미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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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첼리스트 한재민의 윤이상 콩쿠르 경연모습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윤이상콩쿠르 우승 16세 한재민 "첼로와 음악이 너무 좋아요"
조성진 소속사와 전속계약…"클래식 본고장 유럽서 공부해 보고파"
2살 위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절친'…"듀엣 연주 기회 생겼으면"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저는 정말 첼로와 음악이 너무 좋아요!"
첼리스트 한재민(16·한국예술종합학교)은 어릴 때부터 '신동'으로 통했다. 2006년생인 그는 8살 때 이미 원주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지난해 루마니아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스위스 제네바 콩쿠르에서도 3위에 입상했다.
지난 5일에는 통영 출신의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의 이름을 딴 국제콩쿠르에서도 탁월한 기량과 음악성으로 우승하며 또 한 번 클래식 음악계를 놀라게 했다.
9일 예술의전당 내 한 카페에서 만난 한재민은 첼로 케이스를 카페 구석에 놓은 채 음악에 관한 생각들을 10대답지 않은 진중한 태도로 들려줬다.
"윤이상 선생님 음악은 무척 한국적이면서, 동·서양 음악이 조합돼 있어요. 중간에 기타 피크로 연주하면서 거문고 소리를 내야 하기도 하고, 해금이나 아쟁 같은 소리도 있고요. 생활 속 소리를 음악으로 구현해서, 뭐랄까, 음향적으로도 아주 '효과적'인 음악 같아요."
한재민은 올해 윤이상 국제콩쿠르 결선(3차 연주)에서 윤이상의 첼로 협주곡(1976)을 골랐다. 이 콩쿠르 결선에서 윤이상의 곡을 연주해 우승한 것은 한재민이 처음이라고 한다. 또한 결선에서 윤이상의 협주곡이 연주된 것도 20년 만의 일이었다.
"2020년부터 콩쿠르에 계속 도전했는데, 이번에 우승하면서 지난 2년의 순간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어요. 행복하면서도, 여러 복잡한 감정이 들더라고요."
한재민은 부모가 모두 플루트를 전공한 음악가 가족이다. 동생도 비올라를 연주하고 있다고 했다.
기악을 전공한 부모 아래서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운 한재민은 두 악기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다가 엄마 후배가 운영하는 음악학원에 들렀다가 첼로에 반했다고 한다.
"갖고 놀라고 첼로 하나를 건네주셨는데, 어린 마음에 악기도 크고 소리도 멋져서 신기했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첼로에 푹 빠져 있어요.(웃음)"
한재민은 최근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소속사로 유명한 세계적인 클래식 매니지먼트사 'KD슈미트'와 전속계약을 하며 세계 무대 진출의 문을 넓혔다.
예술 영재로 조기 입학한 한예종 음악원에서 곧 3학년에 올라가는 그는 수업이 있을때는 가족들과 함께사는 원주에서 고속버스로 통학을 하고 있다.
해외 유학의 길도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유학은 가고 싶어요. 클래식 본고장인 유럽에서 배워보고 싶습니다. 독일이 되지 않을까 해요."
최근 독일어 공부를 시작했는데 쉽지 않다며 힘들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한재민은 두 살 많은 형이자, 한예종 음악원에 함께 재학 중인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절친한 사이로 음악계에서 유명하다. 둘은 2017년 한국예술영재교육원과 작년 한예종에 함께 입학하며 음악적으로나 음악 외적으로나 단짝같이 지내왔다. 임윤찬 역시 15세이던 2019년 윤이상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윤찬 형과는 워낙 친해요. 형이 지금 외국에 있는데, 자주 연락을 주고받아요. 서로 고민이 있으면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나누고요. 빨리 형이랑 듀엣으로 연주할 기회가 생기면 좋겠어요."
한재민은 윤이상 콩쿠르 우승 후 이달 한 달간은 쉰 뒤 다음 달 독일로 건너가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인 도이치그라모폰(DG)과 싱글 녹음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4월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협연 일정도 잡혀 있다.
음악 외에 축구 경기를 보거나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걸 좋아하고, 추리소설도 즐겨 읽는다는 그는 취미 얘기를 할 때는 천진한 10대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추리소설이나 미스터리물을 좋아해요. 셜록 홈스 시리즈도 좋은데, '봉제인형 살인사건'(다니엘 콜)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러면서도 진지한 음악가가 되겠다는 마음을 강조했다.
"제가 항상 얘기하는 것이고 바뀌지 않는 게 있어요. '테크닉이 좋다' 그런 말보다는, 제 연주를 보고 사람들이 '아, 이 사람은 정말 진심으로 음악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음악가가 되고 싶어요. 순수하게 음악을 좋아하는 음악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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