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감독 "보이스피싱 경각심과 영화적 재미 동시에"

강애란 / 2021-09-06 18: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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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범죄수법 사실적으로 담아…"금감원·지능범죄수사팀·화이트해커 도움받아"
▲ (왼쪽부터) 김선·김곡 감독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영화 '보이스'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영화 '보이스'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보이스' 감독 "보이스피싱 경각심과 영화적 재미 동시에"

실제 범죄수법 사실적으로 담아…"금감원·지능범죄수사팀·화이트해커 도움받아"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누구나 한 번쯤 받아봤을 법한 보이스피싱 전화를 소재로 한 영화가 초가을 극장가를 찾는다.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악랄한 보이스피싱 범죄의 실체를 파헤치는 사실주의 액션극 '보이스'다.

김선·김곡 감독은 6일 시사회 직후 간담회를 열어 여전히 실체가 완전히 드러나지 않은 보이스피싱 범죄의 치밀함과 심각성을 전하며 "경각심과 함께 영화적 통쾌한 재미를 동시에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린 전직 경찰 서준(변요한)이 자신과 공사장 동료들의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하는 이야기다. 서준은 이곳에서 사람들을 속이기 위한 대본을 쓰는 설계자 곽 프로(김무열)를 만난다.

실제 범죄를 소재로 한 만큼 영화는 생생함을 무기로 삼았다. 피해자 핸드폰에 깔려 모든 발신 전화를 가로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가로채기 앱', 해외 발신 번호를 국내 번호로 변환하도록 해주는 장비를 여러 대 돌리는 '변작소' 등 실제 범죄에 이용되는 수법들이 담겼다.

김선 감독은 "보이스피싱의 본거지인 콜센터 등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영화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며 "디테일하게 연출하려고 했다. 범죄 수법, 사기 전략 등을 연구했다"고 전했다.

김곡 감독 역시 "현재 진행형 범죄로 지금도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 만큼 리얼함을 제1의 규칙으로 삼았다"며 "금융감독원, 지능범죄수사팀, 화이트해커 등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서 점조직 형태의 보이스피싱 조직도와 변작팀, 콜팀 등의 역할 배분 등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콜센터에서는 조직원들이 일종의 유니폼인 번호가 적힌 재킷을 입고 4명이 팀을 짜 주어진 대본에 따라 각자의 역할을 소화하며 전화를 돌린다. 기업의 최종 면접 대상자였던 취준생, 아파트 분양 신청자 등이 그 희생자가 된다.

김선 감독은 "범죄 집단이 사용한 대본 유출본이 조금 남아있는데, 형사를 통해 조언을 듣고, 몰래 찍힌 사진들을 많이 참고했다. 영화에 나오는 대본은 몇 컷에 불과하지만, 양이나 수법이 다양하고 악랄하다"고 전했다.

김곡 감독은 "한 사람이 아닌 두세 명이 더 붙어 전화를 걸며 형사, 검사, 금감원 흉내를 내며 역할극을 한다"며 "안 속으려야 안 속을 수가 없다. 영화를 통해 피해자분들의 잘못이 아니란 점을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리얼 범죄 액션을 표방하는 영화는 시각적인 쾌감도 선사하는데, 변요한은 대부분의 액션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했다고 했다. 상대역인 김무열은 변요한이 아침 이른 시간부터 숙소에서 샌드백을 차는 등 열심이었다고 전했다.

변요한은 "무술 감독님이 스파르타 훈련으로 액션 시퀀스를 만들어줬다. 진흙탕처럼 아주 징글징글 싸우는 액션 시퀀스였다"며 "큰 부상은 없었고, 새끼손가락이 까지는 연고를 바르면 되는 정도의 부상은 있었는데, 더 난이도 있는 액션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든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오는 15일 개봉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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