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때 미군 민간인 대량 폭격"…다큐 '초토화작전' 공개

▲ 다큐 영화 '초토화작전' 상영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민간인을 향해 대량의 공중폭격과 기총사격을 했다는 기록과 증언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공개됐다.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상영된 이미영(47·가운데) 감독의 다큐 영화 '초토화 작전(Scorched Earth)'은 미국에서 기밀 해제된 미군 보고서와 시청각 자료 등을 토대로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민간인 폭격 실상을 담았다. 2022.10.13 eddie@yna.co.kr (끝)

"한국전쟁 때 미군 민간인 대량 폭격"…다큐 '초토화작전' 공개

이미영 감독 작품…비밀해제된 미군 보고서·시청각 자료 토대 제작

"미국이 북한을 왜 그렇게 증오하는지 답 찾고자 다큐 만들어"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민간인을 향해 대량의 공중폭격과 기총사격을 했다는 기록과 증언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공개됐다.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상영된 이미영(47) 감독의 다큐 영화 '초토화 작전(Scorched Earth)'은 미국에서 기밀 해제된 미군 보고서와 시청각 자료 등을 토대로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벌인 민간인 폭격의 실상을 담았다.

이 다큐는 1950년 미국 육군이 진지로 접근하는 모든 민간인에 대해 기총사격을 할 수 있도록 요청했고, 이런 요청은 당국에서 공식 승인됐다고 전했다.

이후 남북한 곳곳에서 네이팜탄을 이용한 전술폭격과 전폭기 B-29를 활용한 융단 폭격이 이뤄졌다고 했다. 네이팜탄은 폭격지점을 모두 불태우는 살상 무기로 알려져 있다.

이 다큐에는 민간인을 향해 기총사격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전투기 조종석의 영상이 다수 나온다.

다큐는 "동네가 불바다", "(가족이) 폭탄으로 난 불을 끄러 밖에 나갔다가 낮게 나는 비행기 기총사격에 죽었다", "도시가 완전 폐허상태다" 등 미군 폭격으로 가족을 잃었다는 유족들의 증언을 통해 미군의 민간인 폭격 근거를 더 했다.

유족 증언은 다큐 제작에 함께한 청소년 육성을 통해 재연했다.

다큐에는 '전쟁 범죄'라는 지적이 나오는 압록강 수풍댐 폭격 영상과 폭격으로 초토화된 평양 모습 등도 담겼다.

이 다큐는 "미군이 한국전쟁 3년간 한반도의 하늘을 장악했고, 3만2천500여t의 네이팜탄을 포함해 총 63만5천여t의 폭탄을 남북한 전역에 투하했다"며 "약 4백만 명의 사상자 중에서 반이상이 민간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다큐 상영이 끝난 뒤 가진 간담회에서 미군의 민간인 폭격 중 대표적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으로 충남 서천 판교시장 폭격사건과 강원 홍천과 횡성 경계에 있는 삼마치고개 폭격사건을 들었다.

그는 "판교시장 폭격은 전선(戰線)과 거리가 있는 지역에서 일어났다. 불법성이 너무 명확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삼마치고개 폭격은 1951년 1월 민간인 3천 명에게 미군이 네이팜탄을 쏜 것이다. 다큐에서 본 것처럼 '시신을 밟지 않고서는 넘어갈 수 없었다'는 증언이 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캐나다로 건너가 다큐멘터리를 공부했다.

그간 '먼지, 사북을 묻다' 등 다큐 여러 편을 제작했고 서울인권영화제 '올해의 인권영화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 특별상' 등을 받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과 캐나다 NSCAD 대학 미디어학부에서 여러 해 영화를 가르쳤다고 했다.

그는 이번 다큐를 제작한 이유로 2017년 캐나다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접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위협을 들었다.

이 감독은 "당시 북미에서는 북한의 미사일이 날아올 거처럼 뉴스가 나왔다. 현지인들은 미국이 왜 그렇게 북한을 증오하는지에 대해 궁금해했고,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공부를 시작하며 (다큐 제작) 조사를 하게 됐다"고 떠올렸다.

다큐 제작에는 미국의 석학 브루스 커밍스 교수와 영화감독 올리버 스톤이 자문으로 참여했다고 이 감독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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