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이야기로 꾸민 몽환적 무대…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

임동근 / 2021-11-11 20:19:47
  • facebookfacebook
  • twittertwitter
  • kakaokakao
  • pinterestpinterest
  • navernaver
  • bandband
  • -
  • +
  • print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12~24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 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 프레스콜 (서울=연합뉴드) 임동근 기자 = 서울예술단 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 프레스콜이 1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2021.11.11

▲ 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 프레스콜 (서울=연합뉴드) 임동근 기자 = 서울예술단 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 프레스콜이 1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2021.11.11

▲ 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 프레스콜 (서울=연합뉴드) 임동근 기자 = 1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진행된 가무극 '이른 봄 늦은 여름' 프레스콜에서 창작진과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1.11

매화 이야기로 꾸민 몽환적 무대…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12~24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매화는 이른 봄 혹은 늦은 겨울, 추위가 채 가시기 전 가장 먼저 피는 꽃이지요. 가끔은 눈과 얼음 속에 피기도 합니다. 일찍 피는 꽃은 일찍 지기 마련, 매화가 피는 계절은 잠깐입니다."(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 대사 중)

만개한 매화꽃으로 화사하게 물든 무대. 잠깐 피었다 지는 매화를 닮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나씩 펼쳐진다. 무대는 슬픔과 기쁨, 고통, 감동 등 인생의 여러 장면을 담은 한 권의 그림책 같다. 때론 단아하고 때론 화려한 춤사위에 흥겹고 구성진 노래와 경쾌한 랩까지 어우러지며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 프레스콜이 1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진행됐다. 작품은 한국무용에 음악과 연극적 요소가 더해진 공연으로 2015년 첫선을 보였다.

이날 전막시연에서는 남편이 생전에 아끼던 매화를 보며 슬퍼하는 늙은 여인, 눈보라 치는 산에서 매화 향기에 취한 남자, 사랑하는 사람을 매화에 투영해 살아가는 도공, 꽃잎 하나 피우지 못한 채 져버린 나무 등 매화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졌다.

임도완 연출은 "매화에 얽힌 이야기를 대사, 움직임, 무용으로 보여주면 그곳에 관객들이 살아오면서 만났던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특히 '조매'(早梅, 일찍 져버린 매화나무) 장면은 세월호 사건을 뉴스에서 보면서 너무 가슴 아파서 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품은 서사보다는 춤과 음악, 소품, 영상 등 시각적인 면에 집중한다. 화려한 의상을 입은 배우들은 선이 고운 춤사위를 선보이고, 달항아리·매화나무·우산 등의 소품은 배우들의 춤을 더욱 유려하게 만든다. 또 매화 그림으로 꾸며진 갤러리에서 매화나무 가득한 들판, 흰 눈 휘몰아치는 설산 등으로 변화하는 무대는 몽환적이다.

이에 대해 배삼식 작가는 "춤과 음악이 글을 따라가다 보면 제 역할을 못 할 수 있어 느슨하고 빈자리가 많게 글을 썼다. 그 빈 자리에 배우들의 몸짓과 소리, 안무 선생님의 감각과 상상력이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남수정 안무가는 안무 포인트에 대한 질문에 "이런 융합적인 작품을 감상할 때는 춤보다 작품 전체를 봐달라"면서 "영상미, 철학, 음악, 연기와 춤 등을 총체적으로 보면 가슴에 잔상이 남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리 서울예술단 이사장은 "서울예술단은 한국적 정서를 기반으로 춤과 노래가 어우러지는 공연을 계속 실험해왔다"면서 "융합과 장르 해체라는 세계적인 예술 추세에 맞춰 전통을 중심축으로 하는 미래지향적인 총체 예술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공연은 12∼24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다.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