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워더링 하이츠' 첫선…신춘수 "리허설만 2달, 자신있다"

권지현

2026-11-03 13:16:20

내년 1∼2월 서울 예술의전당…소설 '폭풍의 언덕' 원작
마이클 펜티먼·한재은 등 참여…"웨스트엔드 진출 목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인사말하는 신춘수 대표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15일 서울 서초구 솔빛섬 무드서울에서 열린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서울 론칭 쇼케이스 '퍼스트 룩(FIRST LOOK)'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7.15 mj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극장을 대관해 무대 설치와 리허설에만 두 달을 쓰는 등, 정통 '트라이아웃'(시험 공연) 시스템을 거쳤습니다. 그 자부심 어린 작품을 까다로운 한국 관객에게 평가 받아보고 싶어요."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공연을 앞둔 신작 뮤지컬 '워더링 하이츠'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내년 1∼2월 서울 예술의전당에 오르는 '워더링 하이츠'는 영국 작가 에밀리 브론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폭풍의 언덕'이라는 제목으로 더 잘 알려진 소설이다. 영국의 황량한 벌판 위 저택 워더링 하이츠를 배경으로 캐서린을 향한 히스클리프의 사랑과 집착 어린 갈망을 그려냈다.

신 대표는 3일 서울 송파구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워더링 하이츠'는 2020년 기획해 수 차례 워크숍을 거치는 등 철저히 준비한 작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3개월간 극장을 대관했지만 무대 설치, 의상 리허설, 비공개 사전 공연 등에 두 달가량을 투자하고 공연은 5주만 진행한다. 이 기간 작품은 음향과 무대 기술 등 테스트를 거칠 예정이다.

신 대표는 "보통 작품이 공연되며 겪는 시행착오를 극장에서 미리 해보는 착실한 과정을 밟아 성공 가능성을 높이자는 취지"라며 "연구 개발에 엄청난 비용을 쓴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관객을 사로잡는 일은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높은 안목을 가진 한국 관객의 피드백을 받고 작품을 발전시키고 싶다"며 "완성된 작품에 모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최고의 국내외 창작진을 섭외했다고 밝혔다. 창작진에는 신 대표를 필두로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더 라이언' 등을 연출한 연출가 마이클 펜티먼과 오디컴퍼니의 '위대한 개츠비'에 참여했던 작곡가 제이슨 하울랜드 등이 합류했다. 국내 창작진으로는 '팬레터' 등을 쓴 한재은 작가와 조우인 작곡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신 대표는 "이번 제작 방향은 확실하다"며 "한국 창작진이 쌓은 독창적 해석과 정서를 바탕으로 재능 있는 해외 창작진과 협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창작진 특유의 섬세한 감정선, 캐릭터를 분석하는 시선, 서사를 극대화하는 음악적 언어가 원작의 폭발적 에너지를 살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작가, 작곡가하고 작업하니 밀도 있는 서사와 감정선의 세세한 부분을 '쪼개는 맛'이 너무 좋더라고요. 여기에 작품의 영국적 정서를 살리기 위해 영국 출신 창작진과 협업했습니다."

이들은 이번 작품에서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을 둘러싼 인물들의 갈등과 파괴적 사랑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한편 후세대의 인물들이 화해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위대한 개츠비'에 이어 고전 문학 작품을 계속 무대화하는 것에 대해 "극적인 서사와 매력 있는 캐릭터는 시대를 넘어 오늘날에도 통하기 때문"이라며 "사랑과 집착, 용서받지 못할 복수, 가장 격렬하고 파괴적인 인간의 본능이 원초적인 형태로 담겼으며 시대를 초월하는 매혹적 서사를 가진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워더링 하이츠'를 필두로 내년 '어거스트 러쉬', '위대한 망상' 등의 창작 뮤지컬을 연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워더링 하이츠'는 서울 첫선 이후 영국 웨스트엔드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나머지 두 작품은 미국에서 초연된다.

신 대표는 "'위대한 개츠비'의 성공으로 미국 뉴욕, 샌디에이고의 최고의 극장에서 작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글로벌 창작 지식재산(IP)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뮤지컬 시장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제작비 상승과 관객 감소로 브로드웨이 대작들조차 제작비 회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 대표는 이에 대해 "공연을 매주 운영하는 비용이 어마어마한 것은 사실이다. 제작비가 오르며 티켓 가격도 함께 뛰는, 풀기 힘든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결국 작품성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대한 개츠비는 평단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관객에게 사랑받았다고 생각한다. '워더링 하이츠'의 보편성과 예술성을 확보해 작품의 본고장인 웨스트엔드 관객을 사로잡겠다"고 덧붙였다.

"'성공했는데 왜 주머니는 차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해요. 그런데 저는 현실의 주머니는 가볍지만 작품을 만들며 무형 자산을 수조 원 쌓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제작비와 티켓 값 조율은 쉽지 않지만, 거기에 걸맞은 작품을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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