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백범이 된다"…서울예술단 창단 40주년 기념공연 '백범'
조윤희
2026-10-21 14:14:10
여러 배우가 한명의 인물 연기…랩·힙합 결합한 현대적 음악
| ▲ 인사말하는 손재오 단장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손재오 단장 겸 예술감독이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서울예술단 창단 40주년 기념공연 '백범'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0.21 mjkang@yna.co.kr |
| ▲ 인사말하는 정태영 연출가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정태영 연출가가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서울예술단 창단 40주년 기념공연 '백범'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0.21 mjkang@yna.co.kr |
| ▲ 서울예술단 40주년 공연 '백범'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서울예술단 창단 40주년 기념공연 '백범' 제작발표회가 열리고 있다. 2026.10.21 mjkang@yna.co.kr |
(서울=연합뉴스) 조윤희 기자 = "이번 작품은 한 명의 영웅을 무대에 세우는 작품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또 다른 백범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올해 창단 40주년을 맞은 서울예술단이 백범 김구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는 창작가무극 '백범'을 무대에 올린다.
21일 서울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손재오 서울예술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2026년은 백범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이자 서울예술단이 창단 40주년을 맞는 아주 뜻깊은 해"라며 "백범 김구 선생이 꿈꿨던 나라, 그가 말한 높은 문화의 힘, 그리고 분열을 넘어 하나 된 공동체를 향한 바람을 오늘의 관객과 함께 다시 생각해 보는 작품"이라고 기대를 높였다.
서울예술단과 국립극장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김구의 삶을 통해 우리가 꿈꾸는 나라와 통합의 가치를 오늘날의 감각으로 되짚는 작품이다.
2020년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초연됐던 뮤지컬 '백범'을 바탕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정태영 연출은 "초연을 관객의 입장에서 봤는데, 대본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초연과 전혀 다른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했다"며 "건곤감리가 바탕이 된 무대 디자인에서 중앙의 비어 있는 태극 자리에 백범과 민초들의 움직임과 소리가 채워지는데, 이는 사람이 국가의 중심이라는 뜻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범'은 역사 속 위인을 엄숙하게 재현하는 기존 역사극의 틀에서 벗어나 성별과 연령에 상관없이 여러 출연진이 '백범'이 되어 무대를 채운다.
정 연출은 "김구 선생님의 신념인 '평범한 모든 사람이 국가의 주인이다'라는 가치를 소리 내어 외치고 몸짓으로 받아내는 장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고 전했다.
최인형 단원 실장은 "백범이라는 인물을 여러 명의 배우가 표현하다 보니 배우로서 처음에는 감정선을 잡는 것이 쉽지 않았다"면서도 "오히려 당시 백범 선생님이 겪었을 여러 가지 감정들이 단원들의 다양한 분석과 해석으로 표현되면서 시너지가 만들어지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재은 단원은 "무대에서 단순히 인물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몸과 목소리로 김구 선생님의 용기와 신념을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적으로도 파격적인 시도가 돋보인다.
백범일지를 바탕으로 하되, 시대극의 정서에 머무르지 않고 힙합 비트와 랩 등을 접목했다.
원미솔 작곡가는 "단순히 사건을 설명하거나 감정을 팽창시키는 것에서 벗어나, 그 시대를 통과했던 분들의 선택이 지금의 한국을 만들었다는 것을 음악적 언어로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극 중 비중 있게 등장하는 랩에 대해 "래퍼가 멋을 나타내기 위해 랩을 한다고 생각하지 말아 달라"며 "억눌린 목소리와 저항의 에너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외침의 재료"라고 강조했다.
이번 제작발표회는 2024년 이유리 전 서울예술단장 퇴임 후 약 2년간 공석이었던 자리에 지난 7월 손재오 신임 단장이 임명된 이후 처음으로 마련된 자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산하 예술단체 서울예술단을 국공립 예술단체 가운데 가장 먼저 지방(전남광주통합특별시)으로 이전할 계획을 밝힘에 따라 이 자리에서도 관련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손 단장은 "광주 이전 문제는 국가 균형 발전 계획의 일환으로 이야기가 나왔던 부분"이라며 "현재로서는 결정된 바가 없고 올해 4분기에 발표되는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에 우리가 속하는지도 알지 못한다.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최인형 단원 실장은 "지방 소멸이나 문화 향유에 대해 국립예술단체가 다각적으로 고민해야 하지만, 단순한 물리적 이전보다는 지난 40년간 쌓아온 역사와 창작 프로세스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창단 40주년을 맞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백범'은 다음 달 14일부터 2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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