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경주'서 고려 난파선 또 찾았다…경상도 출항 흔적 확인(종합)

김예나

2026-11-04 16:04:04

국립해양유산연구소, '마도 5호선' 실체 조사…목간·닻돌 등 발견
화물 싣고 1208년 항해 나섰다 침몰한 듯…"마도 1호선과 같은 무리"
사천서 출발한 마도 6호선 존재 주목…고려사 '빈칸' 연구??
마도 5호선에서 찾은 청자 (태안=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4일 국립해양유산연구소 태안수중유산박물관에서 열린 마도 해역 수중 발굴 조사 성과 기자 간담회에서 마도 5호선에서 찾은 청자들이 공개돼 있다. 마도 5호선은 고려시대인 1208년 항해를 하던 중 침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6.11.4 yes@yna.co.kr
마도 5호선에서 발견된 목간은 (태안=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4일 국립해양유산연구소 태안수중유산박물관에서 열린 태안 마도 해역 수중 발굴 성과 기자 간담회에서 마도 5호선에서 출수된 목간이 공개돼 있다. 마도 5호선은 고려시대인 1208년 항해를 하던 중 침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6.11.4 yes@yna.co.kr
수중 발굴 조사 준비 (태안=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4일 수중유산 발굴 바지선 '바다누리호'에서 국립해양유산연구소 관계자가 수중 발굴 조사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2026.11.4 yes@yna.co.kr
수중 발굴 조사 (태안=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국립해양유산연구소 관계자들이 4일 수중유산 발굴 바지선 '바다누리호' 위에서 수중 발굴 조사를 위해 바다로 내려가고 있다. 2026.11.4 yes@yna.co.kr
마도 6호선에서 찾은 목간 (태안=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4일 국립해양유산연구소 태안수중유산박물관에서 열린 태안 마도 해역 수중 발굴 성과 기자 간담회에서 마도 6호선에서 출수된 목간이 공개돼 있다. 목간 내용을 볼 때 마도 6호선은 경상도에서 출항한 선박으로 추정된다. 2026.11.4 yes@yna.co.kr
이은석 국립해양유산연구소장 (태안=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이은석 국립해양유산연구소장이 4일 수중유산 발굴 바지선 '바다누리호'에서 태안 마도 해역에서 발견된 유물을 설명하고 있다. 2026.11.4 yes@yna.co.kr
이은석 국립해양유산연구소장 (태안=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이은석 국립해양유산연구소장이 4일 태안수중유산박물관에서 열린 태안 마도 해역 수중 발굴 성과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1.4 yes@yna.co.kr
수중 발굴 조사 장비 (태안=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4일 국립해양유산연구소의 수중유산 발굴 바지선 '바다누리호'에 수중 발굴 조사 장비가 놓여 있다. 2026.11.4 yes@yna.co.kr

(태안=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바닷속 경주'로 불리는 충남 태안 마도 앞바다에서 고려시대에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난파선 존재가 잇달아 확인됐다.

전라도 서남부 혹은 경상도에서 당시 수도로 물자를 나르던 '화물선'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어 향후 고려사의 빈칸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태안 마도 해역에서 '마도 5호선'과 '마도 6호선'으로 이름을 붙인 난파선 두 척의 존재를 확인해 발굴 중이라고 4일 밝혔다.

이은석 소장은 이날 태안수중유산박물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수면 아래 깊은 잠에 빠져 있던 두 선박의 유물이 생생하게 모습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마도 5호선은 마도 해역에서 발견된 5번째 옛 선박을 뜻한다.

연구소는 지난해 조사에서 1150∼1175년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자 다발과 목제 닻, 밧줄, 볍씨, 선체 조각 일부를 찾은 바 있다.

올해 5월 본격적인 조사에 나선 연구소는 주변 해역을 조사해 닻돌, 밧줄 등 주요 부속품을 포함해 볏섬, 청동 항아리 등 총 54점의 유물을 발견했다.

그중에서 연구소가 가장 주목한 것은 기다란 나뭇조각이었다.

총 26점에 이르는 목간(木簡·글씨를 쓴 나뭇조각)에는 배에 화물을 실은 시기와 항해 시기, 출발지와 도착지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정보가 빼곡히 담겨 있었다.

각종 곡물류를 운송하며 붙인 꼬리표로 볼 수 있다.

목간 중에는 '정묘년'(丁卯年)과 '정묘 12월'(丁卯十二月)이라고 적힌 글도 있었는데 함께 나온 유기물, 청자 연대 등을 고려하면 1207년으로 판단된다.

자문에 참여한 문경호 국립공주대 교수는 "고려시대 조운 제도를 고려하면 1207년에 곡물 등을 거둬 모아뒀다가 1208년에 출발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물이 출발한 지역으로는 현재 전남광주 영암군 영암읍 일대와 금정면 일대를 일컫는 '영암군'(靈巖郡), '안로현'(安老縣) 등이 적혀 있었다.

목적지가 '경'(京·고려 수도 개경을 뜻함)인 점을 볼 때 고려시대 전라도 서남부 지역에서 개경으로 보내는 화물을 실은 배, 즉 조운선(漕運船)으로 볼 수 있다.

연구소는 이 배가 또 다른 고려 난파선인 '마도 1호선'과 비슷하다고 판단했다.

마도 1호선은 전남광주 나주, 해남, 장흥 등지에서 거둔 곡물 등을 싣고 개경으로 향하다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배다. 두 배는 약 250m 떨어져 있다.

연구소는 "이번에 발견된 목간 중에는 안로현에서 개경의 '송득덕'에게 보내는 내용이 있는데 마도 1호선 출수 목간과 필적, 내용이 거의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두 배가 전라도 서남부 지역에서 화물을 실었다는 점, 1207년 화물을 모은 뒤 1208년 개경으로 향하다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도 비슷하다.

진호신 국립해양유산연구소 학예연구관은 "마도 1호선과 5호선은 같은 선단(船團)의 선박으로, 마도 해역에서 악천후를 만나 함께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마도 5호선에서는 당대 조선 기술을 엿볼 흔적도 찾을 수 있었다.

가장 바깥쪽 면에 붙이는 부재를 조사한 결과, 배의 밑바닥이 썩는 것을 막기 위해 뜨거운 연기를 씌워서 그을리는 연훈 처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진 연구관은 "마도 1호선은 통나무를 거의 가공하지 않은 것과 달리, 5호선은 판재를 얇게 만들어서 정밀하게 가공했다"며 배를 만든 기술과 형태가 다르다고 봤다.

연구소는 올해 조사에서 '마도 6호선'으로 볼 수 있는 흔적도 찾아냈다.

해저 지층을 중심으로 10곳을 시굴 조사한 결과 목간, 청자, 청동 숟가락, 목이 긴 도기 물병, 볏섬, 화물 받침목 등 20여 점의 유물이 발견됐다.

목간에는 사주(泗州) 지역의 호장(지방 향리의 우두머리)인 '목량'이 화물을 보냈다는 내용이 있다. 사주는 현재 경남 사천시에 해당한다.

연구소는 "고려시대 세곡을 보관하던 13개 조창 중 하나인 통양창(通陽倉)이 있던 곳"이라며 "경상도 지역에서 출항한 선박으로는 최초 사례"라고 강조했다.

마도 6호선과 관련한 유물은 모두 고려시대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소는 음파를 활용한 지층 탐사 방식으로 난파선의 흔적을 찾아내 목간 등을 찾았다.

문 교수는 "고려시대 조운과 관련한 기록은 굉장히 짧다"며 "(이번 조사 성과는) 조운 제도를 실질적으로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내년에 마도 6호선 발견 지점을 중심으로 발굴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금까지 우리나라 해역에서 찾은 옛 선박은 총 21척으로, 이 가운데 마도 해역에서 나온 고선박을 포함해 총 16척을 발굴 조사했다.

실체가 드러난 선박 중 다수(12척)는 고려시대 선박으로 파악됐다.

통일신라시대(영흥도선)와 조선시대 선박(마도 4호선)은 각각 1척이다. 신안선은 원나라 무역선이며, 진도선은 일본 혹은 중국 배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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