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종이접기, 국경·언어 넘어선 한류의 새로운 핵심 축으로"
강성철
2026-11-07 16:39:38
39년 뚝심으로 국내외 35만 지도자 양성하며 민간 문화외교 앞장
"한지 위에 K-종이접기 더해질 때 우리 문화 품격 더 높아질 것"
(아산=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우리 겨레의 손끝 기술과 정서가 담긴 '종이접기'(Jong ie jupgi)는 국경과 언어, 세대를 넘어 전 세계인을 하나로 묶는 창의·평화 문화 콘텐츠입니다. 39년 전 꺼져가던 종이접기 문화를 다시 일으켜 세운 열정으로, 이제는 K-종이접기를 인류 공동의 자산이자 새로운 한류의 핵심축으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1987년 'K-종이접기 재창조 운동'을 제창하며 한국 전통 종이접기와 종이문화의 복원 및 현대화에 평생을 바쳐온 노영혜 종이문화재단·세계종이접기연합 이사장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차 있었다.
종이문화재단이 11월 11일 '종이문화의 날'을 맞아 전국과 해외에서 모인 지도자들과 함께 비전을 공유하는 '종이접기·종이문화 컨벤션' 행사를 앞두고, 노 이사장을 만나 그간의 성과와 향후 과제를 들었다.
노 이사장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이 지배하는 시대일수록 인간 본연의 감성과 아날로그적 손끝 감각을 키워주는 K-종이접기의 가치는 빛을 발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종이문화 보급이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한국 전통 종이접기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단절될 위기에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노 이사장은 우선 체계적인 '종이접기 지도서'를 발간하고 국내 최초로 자격 제도를 도입해 종이접기를 단순한 놀이가 아닌 미술·수학·과학·인성 교육이 결합한 융합형 교육 콘텐츠로 끌어올렸다.
그는 "40년 전만 해도 종이접기를 아이들 소일거리 정도로 치부하는 시선이 많았다"며 "그렇기에 종이를 접는 과정에서 좌뇌와 우뇌가 동시 자극되고, 정서적 안정과 함께 창의력이 발달한다는 점을 학술적·교육적으로 검증해 나갔다"고 돌아봤다.
재단은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35만 명이 넘는 종이접기 전문 지도자를 양성했다. 또한 전 세계 25개국 55개 도시에 212개 교육원 및 지부를 설립하고, 재외동포 사회와 한글학교를 중심으로 K-종이접기를 보급하며 강력한 민간 문화외교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노 이사장은 종이접기 보급뿐만 아니라 우리 종이의 근본인 '전통한지'의 보존과 세계화에도 앞장서 왔다. 한지살리기재단 이사로서 한지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최근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한지 제작의 전통지식과 기술 및 문화적 실천'에 대해 등재 권고를 한 바 있다.
노 이사장은 "유네스코에서 등재 권고를 내리고 이를 철회한 사례가 지금까지 없었기에 최종적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높아 무척 고무적"이라고 반겼다.
그는 "우리 민족은 종이 위에서 태어나 살다가 종이로 돌아간다고 할 만큼 한지와 삶을 함께해 왔다"며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고 질긴 천년 한지는 우리 문화적 정체성의 결정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선지, 일본의 화지에 이어 한지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 것은 한국 종이문화의 역사성과 우수성을 세계에 완벽히 입증하는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며 그는 "한지라는 훌륭한 바탕에 K-종이접기라는 창의적 예술이 더해질 때 우리 문화의 품격은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이문화재단은 단순히 접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반도 평화통일과 세계평화기원 고깔 8천만 개 접기 운동' 등 문화를 통한 평화 운동을 지속해 추진해 왔다.
노 이사장은 "하늘과 땅, 사람(천지인)의 화합을 상징하는 전통 고깔을 접으며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은 종이문화가 가진 가장 숭고한 힘"이라며 K-종이접기가 지닌 평화적 상징성을 강조했다.
그는 K-종이접기 재창조 운동 39주년을 넘어 미래를 향한 새로운 포부도 밝혔다.
"앞으로의 목표는 아날로그 종이문화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메타버스나 디지털 플랫폼과의 융합을 통해 차세대 청소년들과 전 세계인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입니다. K-팝과 K-푸드처럼 'K-종이접기'가 고유명사로서 전 세계 학교와 가정에 널리 퍼져, 세계인들이 한국의 종이문화로 소통하고 평화를 나누는 미래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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