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가장의 가족' 타깃으로 주전부리와 맥주 한잔, 공연 접목
작년 26만명 찾는 대표 관광 콘텐츠 우뚝…주변 상권 활성화 ??
![광한루원 경외상가 월광포차거리의 인파 [남원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7/yna1065624916280933_939.jpg)
[※ 편집자 주 = 저출산·고령화와 청년 유출로 지역 소멸 위기가 커지는 가운데 연합뉴스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각 지역의 숨은 자랑거리와 이야깃거리를 재발견하는 기획을 시작합니다. 문화·경제·사회 전반에서 인물, 음식, 문화재, 특산물, 관광지 등은 물론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닌 다양한 아이템을 발굴해 매주 토요일 송고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지역의 자부심 제고, 관광 활성화,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등을 추진함으로써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남원=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여행이 흔치 않았던 과거에 유명 관광지에 가면 꼭 들리는 곳이 기념품이나 지역 특산품 판매점이었다.
여행의 추억을 간직하고 그 추억을 주위와 나누기 위해 기념품이나 특산품 한두 개쯤은 사던 '낭만의 시절'이었다.
전북 남원의 대표 관광지인 광한루원의 경외상가도 그런 여행문화를 등에 업고 한 시절을 풍미했다.
추어탕거리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관문이기도 해 오랫동안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그야말로 잘 나가는 상점가였다.
그러나 성춘향과 이몽룡이 처음 만난 장소로 전해지며 사랑과 인연의 상징이었던 광한루원의 인기가 시나브로 시들해지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줄고 관광 소비 패턴까지 달라지면서 경외상가 일대는 쇠락의 길을 걸어야만 했다.
◇ 관광 소비패턴 변화 적응 못 해 몰락의 길
20여개의 상점은 하나둘 주인을 잃은 채 방치되기 시작했고 문을 여는 곳도 사실상 개점휴업이나 마찬가지였다.
경외상가의 몰락은 도미노처럼 주변 구도심 상권의 침체로 이어졌다.
고심 끝에 '야간 포차거리'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위한 먹거리와 놀이, 체험 중심으로 변화하는 여행 문화에 맞춰 포차거리로 변화시켜보자는 것이었다.
![월광포차거리 찾은 가족 단위 관광객들 [남원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7/yna1065624916280933_834.jpg)
포차거리는 이미 여수 밤바다 등을 중심으로 그 효과를 인정받고 있던 터였다.
밤바다는 없지만 광한루원이라는 여전히 경쟁력 있는 관광 명소가 있고 인근에 대규모 한옥촌과 추어탕거리도 있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섰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야간의 포차거리를 만들면 체류형 관광지를 만드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었다.
2024년 5월 월광포차거리라는 이름을 붙여 첫선을 보였다.
월광은 광한루원과 춘향의 이미지에서 따온 말로, 달빛 아래서 먹거리와 공연을 즐기자는 의미를 담았다.
타깃은 초·중생 자녀와 함께 가족 여행을 많이 하는 40대 가장의 가정으로 정했다.
지역의 유명 맛집과 청년 등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비어있는 20여개의 점포 운영을 맡겼다.
대신에 음식의 종류와 가격은 철저히 '40대 가장의 가정'에 맞췄다.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닭고기꼬치·핫도그·버거·밀크쉐이크와 엄마·아빠의 추억을 자극하는 국화빵·육전·잔치국수, 술안주 또는 한 끼 식사로 그만인 닭 바비큐·국밥·추어탕 등을 두루 갖췄다.
품목별 가격도 1만원을 넘지 않도록 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했다.
![월광포차거리의 맛깔스러운 음식 [남원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7/yna1065624916280933_552.jpg)
◇ 백종원의 더본코리아 합류…가족 메뉴 개발
특히 요리전문가 백종원의 더본코리아가 메뉴 개발에 참여해 맛과 스토리를 더했다.
이름은 월광포차거리지만 광한루원 관광객을 위해 오전 11시부터 일찌감치 문을 열었다.
온 가족이 함께 편하게 즐길 메뉴가 마땅찮았던 관광객이 점심시간에 맞춰 몰려들기 시작했다. 소문이 나면서 인근의 학생들과 시민들도 호기심에 가볍게 점심을 해결하곤 했다.
해 질 무렵 경외상가 인근 공간은 축제 현장으로 변모했다.
먼저 골목 곳곳에 크고 작은 거리공연 팀을 배치해 흥을 돋웠다.
나름대로 전국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팀들이어서 분위기를 띄우는 데 손색이 없었다.
흥이 오를 때쯤에는 40대 가장들의 대학 시절인 1990∼2000년대를 주름잡던 추억의 인기 가수들을 무대에 올리는 본공연으로 이어갔다.
인기 밴드 버즈의 민경훈, 대한민국 록 음악을 이끌었던 김종서, 뛰어난 춤 실력으로 무대를 휘어잡았던 박남정 등이 이 무대를 휘어잡았다.
임창정, 코요테, 이상우, 김장훈, 유리상자 등도 주요 초대 가수였다.
여기에 어린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행운의 노래방'과 DJ 파티 등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월광포차거리의 흥겨운 공연장 모습 [남원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7/yna1065624916280933_169.jpg)
◇ 찜통더위에도 하루 5천명 찾아와 '성공 예감'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찜통더위 속에서도 하루 3천명에서 5천명이 찾으며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입소문을 타면서 가을에는 하루 1만명을 넘기는 건 예사였다.
그해 10월까지만 운영하려 했으나 예상외의 성공에 남원시는 2025년부터 사업을 더욱 확대했다.
토요일에만 열던 것을 금요일과 일요일로 넓히고 춘향제와 흥부제, 물축제 등의 주요 축제와도 연계했다.
올해부터는 '월광포차 달빛콘서트 in운봉', '도통동 금요樂(락)' 등 장소를 다른 읍면동의 주요 상권으로 옮겨 열기도 한다.
공연도 초대 가수 일변도에서 지역 예술인으로 넓혀 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
월광포차거리는 이제 남원을 대표하는 관광 프로그램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2025년 22차례 운영에 12만7천여명이 찾았고 올해는 최근까지 15차례 문을 연 가운데 무려 26만7천여명이 방문하는 대히트를 쳤다.
![남원 광한루원의 가을 [남원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7/yna1065624916280933_153_thum.jpg)
월광포차거리의 성공은 지역 상권 활성화로 직결되고 있다.
당장 월광포차거리에 입점하는 점포들은 하루 평균 매출만 200만원 안팎에 이른다.
인근의 한옥촌인 예촌을 비롯한 숙박업소도 예전에는 텅텅 비다시피 했으나 이제는 주말이면 방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양충모 남원시장은 "포차거리의 타깃을 확실히 정한 뒤 이에 맞춘 프로그램을 철저히 준비하고, 여기에 지속해서 새로운 변화를 꾀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며 "큰 예산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연간 수십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전국적으로 가장 성공한 야간 관광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 추어거리까지 연결하는 '미식 관광길'로 확장
남원시는 이제 월광포차거리를 '미식 관광길'로 확장해 온기를 인근의 골목상권으로 퍼뜨릴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에 선정돼 32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광한루원∼월광포차거리∼추어거리의 1㎞ 구간을 미식 관광길로 만드는 것이다.
지역의 주요 음식점 20곳의 대표 메뉴를 조금씩 먹어보는 '한 입 미식장터', 청년들의 팝업 음식점인 '흥미상회' 등이 운영되고 곳곳에서 거리공연, 마당극 등을 선보인다.
양 시장은 "우리 지역의 대표 관광지인 광한루원과 월광포차거리를 찾는 관광객의 발길을 추어거리, 원도심으로 넓히면서 관광을 소비로 연결하려 한다"며 "이렇게까지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 했는데, 월광포차거리가 우리의 관광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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