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성시경 등 히트곡 작사로도 활약…"숏폼 시대에도 정서에 대한 그리움 있어"
![싱어송라이터 심현보 [심현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7/yna1065624916280956_582_thum.jpg)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우리는 20·30대 때 열렬히 사랑하고 헤어지고, 나이가 들어도 이전처럼 절절하지 않겠지만, 누군가를 좋아하겠죠. 결국에 남는 건 사랑이더라고요."
싱어송라이터 심현보가 지난달 30일 정규 5집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던'으로 오랜만에 자신의 앨범으로 돌아왔다.
그가 정규앨범을 내는 것은 4집 '따뜻' 이후 11년 만으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살면서 마주하는 소소한 소재로 따스하고 뭉근한 사랑 이야기를 풀어냈다.
심현보는 최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랑 이야기는 쓰고 또 써도 고갈이 되지 않는다"라며 "70대가 되도 그 나이에 맞는 사랑 이야기가 나올 수 있고, 사람이 아닌 반려동물을 향한 사랑 이야기도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심현보는 사랑을 대하는 이 같은 자신의 지론을 설명하며 2014년 작사한 성시경의 '너의 모든 순간'의 예를 들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OST로 발표된 이 곡은 음악 팬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12년이 흘렀어도 음원 차트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이 노래를 좋아한다는 어느 여성 팬의 댓글을 본 적이 있어요. '너의 모든 순간'이 처음 나왔을 때는 연애 중이어서 연인을 떠올리며 즐겨 들으셨대요. 12년이 지난 지금은 결혼 후 엄마가 됐는데, 노래를 들을 때마다 이제는 자녀가 떠오른답니다. 같은 가사라도 관점에 따라 또 다른 사랑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거지요."
5집에는 더블 타이틀곡 '다정하지 말아요'와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던'을 비롯해 총 10곡이 담겼다.
'다정하지 말아요'는 도입부 현악 콰르텟의 묵직한 사운드가 돋보이는 포크 발라드곡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그렇게 다정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가 덤덤하게 담겼다.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던'은 보다 대중적인 모던록 분위기의 곡으로, 지나고 보니 미움과 아쉬움도 추억이자 사랑이라는 애틋한 메시지가 표현됐다.
심현보는 이 두 곡뿐만 아니라 앨범 전반을 통틀어 소소한 소재에 사랑을 빗대 청취자의 공감을 자아냈다.
예를 들어 3번 트랙 '슬픔의 최소 단위'에서 옛 연인 생각에 가던 길을 멈춰서는 행동을 신발 속 모래의 이물감에 걸음을 멈추는 모습과 연결하는 대목에서는 그 만의 참신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심현보는 "제가 음악을 만드는 과정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자잘한 소재를 하고 싶은 이야기에 투영하는 과정"이라며 "청취자의 공감을 끌어내려면 대수롭지 않더라도 자기 일상에서 벌어질 법한 일을 가사에 녹여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사랑과 이별 이야기의 바운더리(경계)를 확장하고자 한다. 사랑 이야기이지만 그 대상은 꼭 연인이 아닌 가족이거나 취미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싱어송라이터 심현보 [심현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7/yna1065624916280956_611.jpg)
심현보는 평소 떠오르는 단어, 장면, 문장, 색감 등을 틈날 때마다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고 했다. 멜로디를 먼저 만든 후에 적절한 노랫말을 붙이기 위함이다.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던'에서 '낡은 아파트 계단 그 앞에 멈추어 선 우리의 지금이 참 가여워'라는 서정적인 가사도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다.
그는 "실제로 오래된 아파트 단지에서 젊은 남녀가 마주 보고 서 있는 장면을 보고서 '저 사람들이 대치할 만한 상황이 무엇일까' 상상하다가 가사를 썼다"고 말했다.
이어 낭만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낡은 아파트'라는 배경을 언급하며 "애틋함을 표현할 때는 무언가가 오래되고, 느리고, 연락이 잘 닿지 않아야 상상력이 발휘된다. 요즘은 향수를 안기는 낡은 것들이 점점 사라져가기에 예스러운 LP나 음악 감상실 붐이 일어나는 게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5번 트랙 '새삼스레 무언가가 좋아진다는 것은'은 김현철, 이한철, 정지찬 3명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곡이다. 네 중년 남성의 목소리로 빚어내는 '무언가가 다시 좋아지는' 감정에 관한 이야기가 묵직한 감동을 안긴다.
심현보는 "곡을 쓰고 나서 가사를 어떻게 쓸까 하고 고민하다가 이 세 분이 떠올랐다. 워낙 친한 분들이었기 때문"이라며 "네 명이 다 같이 모여서 재미있게 녹음했다"고 되돌아봤다.
1992년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하며 가요계에 등장한 심현보는 1997년 모던록밴드 아일랜드로 정식 데뷔해 이후 솔로로 전향했다.
30년 가까이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한 그는 신승훈, 성시경, 박정현, 윤미래 등의 히트곡 노랫말을 쓴 유명 작사가로도 널리 이름을 알렸다. 윤미래의 '시간이 흐른 뒤', 성시경의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너의 모든 순간', 신승훈의 '사랑해도 헤어질 수 있다면' 등의 히트곡 가사가 심현보의 작품이다.
심현보는 "과거와 달리 음악 환경이 바뀌어 3분 길이의 노래에 비주얼적 요소가 크게 작용하고, 스토리나 감정보다는 숏폼 콘텐츠가 중요한 경우가 많아졌다"면서도 "콘텐츠 소비 속도가 빨라졌다 해도 저는 여전히 정서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 훅(Hook·강한 인상을 주는 후렴구)이 중요한 음악이 있다면 그 반대편에는 이야기나 감정이 중요한 음악도 있다고 본다. 저는 풍성한 스토리와 가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최근 가요계에서 인공지능(AI)의 발달은 작사가와 싱어송라이터에게 또 다른 도전을 안기고 있다. 인간만이 쓸 수 있는 가사가 있는지, 있다면 과연 무엇인지는 창작자들에게 남겨진 과제다.
심현보는 "AI를 도구로 활용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창작물을 내놓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며 "AI가 그림을 그릴 수는 있겠지만, 그 그림을 사람들이 구매하고 전시하고 소장하고 싶어 할지는 의문이 든다. 기술은 점점 발전하겠지만 AI가 작가의 생각, 태도, 정체성까지 대체할지는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opyright ⓒ K-VIBE. All rights reserved. Unauthorized reproduction and redistribution are prohibited.]










![[로컬의 재발견] 쇠락 상점가를 관광 명소로…남원 월광포차거리](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7/yna1065624916280933_939_h.jpg)

![[금주핫템] 휠라 '에어플로우 다운'·K2 '솔라스피어'](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7/yna1065624916280917_634_h.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