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암 유인석 선생, 고종황제에 올린 상소문 초고본 발견

이상학 / 2021-08-10 11: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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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 상소문 증손 집수리서 발견…가로 2.8m·30cm
초고본 12일 공개…항일의병투쟁 절절한 애국심 담겨
▲ 의암 유인석 선생 상소문 초고본 [강원도독립운동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의암 유인석 선생 상소문 초고본 [강원도독립운동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의암 유인석 선생, 고종황제에 올린 상소문 초고본 발견

1896년 상소문 증손 집수리서 발견…가로 2.8m·30cm

초고본 12일 공개…항일의병투쟁 절절한 애국심 담겨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호좌창의 유학 유인석, 진실로 머리를 조아려 백번을 절하고 주상전하께 올립니다."

제76회 광복절을 앞두고 항일의병투쟁을 주도한 의암 유인석 선생이 을미사변(1895년) 이듬해인 1896년 고종 황제에게 보낸 것으로 보이는 상소문이 발견돼 관심이다.

이번 자료는 수정한 부분이 있어 상소를 올리기 전 초고로 분석된다.

이 상소문은 최근 의암 선생의 증손 유연창 옹의 집수리 과정에서 발견돼 후손들이 사단법인 강원도독립운동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에 전달한 것이다.

상소문은 가로 2.8m에 세로 30cm 크기로, 의암 선생이 상소문을 통해 구한말 의병을 이끈 항일운동 지도자의 결의와 애국심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다.

1895년 을미사변과 단발령에 따른 고종의 단발 등 국운이 기울자 전국 각지 의병들이 본격적으로 일어났던 다음 해 씌어졌고, 의암 선생의 고민과 결의는 글귀에 그대로 담겼다.

글귀 속에는 의암 선생이 조선 주재 일본 공사 미우라 고로의 지휘 아래 명성황후를 시해한 을미사변에 대해 '재앙을 당하셨다'라고 적었고, 김홍집 내각에 의해 발표된 단발령에 따라 황제가 단발을 시행한 것을 두고 '치욕을 받으셨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추진위는 12일 오전 11시 추진위 사무실에서 유품 공개 및 기증식을 갖는 데 이어 앞으로 건립될 강원독립기념관에 상소문 초고본을 상설 전시할 계획이다.

남귀우 추진위 사무국장은 "의병활동을 주도한 의암 선생이 나라가 변란에 직면하였으니 나라의 원수를 갚지 않으면 신하라 할 수 없으며 난신적자를 처단하고자 하는 결의하는 등 당시 시대적 상황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유품"이라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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