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망' 케이블카 타고 스키·썰매·자전거·암벽등반까지 사계절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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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이저 알름 상부 하차장에서 바라본 '몬테 실리아르' [남티롤주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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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해에 덮여 장관을 이룬 돌로미티산맥 [촬영 이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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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기에서 바라본 붉게 빛나는 돌로미티산맥 [촬영 이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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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이저 알름 케이블카 탑승하는 강원도 유럽방문단 [촬영 이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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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자이저 알름의 고산 초원 [촬영 이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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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몬테 실리아르' [남티롤주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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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티롤 돌로미티의 겨울 관광 인프라 [남티롤주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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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티롤 돌로미티의 여름 관광 인프라 [남티롤주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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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티롤 돌로미티 자아저 알름 고원에서 진행된 현장 설명회 [촬영 이재현] |
[초록 케이블카] ① '설악산 빗장' 풀린 강원…'6곳 추가 설치' 성공할까
'이탈리아 남티롤 354개 vs 강원 7개' 케이블카 노선…친환경이 성공 열쇠
'그물망' 케이블카 타고 스키·썰매·자전거·암벽등반까지 사계절 관광
[※ 편집자 주 = 한 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될 정도로 열풍이 불었던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케이블카 사업이 새 정부 출범으로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산악과 해상을 관통하는 단순 관광용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경제성을 더는 충족할 수 없습니다. 국립공원 등 자연환경 훼손 논란은 피해 갈 수 없는 난제입니다. 전국 케이블카 평균 탑승자 수와 이용률이 정점을 지나 감소 추세라는 연구 결과는 케이블카 산업의 미래를 낙관만 할 수 없게 합니다. 현재 운영 중인 7곳 외에 6곳의 관광용 케이블카 사업을 신규 추진 중인 강원도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친환경 초록 케이블카 사업을 꿈꾸는 강원도가 산악관광 성공 사례로 눈여겨본 이탈리아 남티롤의 발자취와 교훈, 도내 케이블카의 현주소와 향후 가능성 등을 3회에 나눠 일괄 송고합니다.]
(볼차노·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사업 추진 41년 만인 2023년 11월 착공한 설악산(오색) 케이블카를 계기로 빗장 풀린 강원 케이블카 사업 역시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 정부 출범 후 환경단체의 반대 움직임은 더 거세지고 있고 인허가 잣대는 더 높아지고 있다.
지속 가능한 산악관광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는 친환경 케이블카 해법을 모색 중인 강원도와 각 시군은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Dolomiti) 산악관광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 유럽 최고 산악관광지 남티롤 돌로미티…354개 노선·이용객 1억4천명
200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돌로미티를 품은 이탈리아 북부 자치주 '트렌티노-알토 아디제'(Trentino-Alto Adige)는 유럽의 대표적 산악관광지로 손꼽힌다.
독일어권에서는 '쥐트티롤'(Sudtirol), 일반적으로 '남티롤'(South Tyrol)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이곳은 원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일부였다가 1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에 병합됐다.
역사적 이유로 이탈리아어권 주민과 독일어권 주민 사이에 정서·문화·언어적 갈등이 현존하는 복잡한 지역이지만 산악관광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봉인 스위스 알프스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
알프스산맥과 연결된 지맥인 돌로미티산맥(높이 3천343m)이라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갖췄기 때문이다.
3천m가 넘는 봉우리만 무려 18개, 41개의 빙하에 드넓은 초원과 계곡이 어우러진 돌로미티는 돌로마이트(dolomite)라는 백운암을 발견한 프랑스 지질학자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석회암과 백운암으로 구성된 봉우리는 기후와 시간에 따라 회색과 붉은색 등 다양한 색감으로 시시각각 변해 '빛의 산'으로도 불린다.
강원도 면적(2만569㎢)의 ⅓(7천400㎢)에 해당하는 남티롤(인구 53만7천명)에는 2024년 기준 354개의 케이블카 노선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운행 중인데, 종사자 수만 2천382명에 달한다.
케이블카 이용자는 2023∼2024 겨울시즌에만 1억4천340만명을 기록했다. 여름철에도 1천100만명을 수송했다.
도내 운영 중인 7개 노선의 관광용 케이블카 이용객은 지난해 171만3천563명이다.
354개 케이블카 노선을 기반으로 한 남티롤 돌로미티의 산악관광 규모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 1938년 첫 스키 리프트 도입…친환경 케이블카로 산악관광 견인
글로벌 미래 산업의 유럽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강원도 유럽방문단이 지난 6월 말 찾아간 곳은 남티롤 돌로미티산맥의 서쪽 관문인 '자이저 알름'(Seiser Alm), 이탈리아어로 '알페 디 시우시'(Alpe di Siusi) 지역이다.
돌로미티산맥으로 향하는 여러 관문 중 한 곳으로 유럽에서 가장 넓은 고산 초원지대(56㎢)로 유명하다. 광활한 초원의 면적은 축구장 8천여개에 달한다.
해발 1천여m의 하부 승차장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길이 4.3㎞를 15분가량 오르다 보면 끝없이 펼쳐진 고산의 초원 아래로 풀을 뜯는 가축들과 듬성듬성 형성된 마을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상부 하차장에 다다르자 쭉 뻗은 초원 저편으로 거대한 바위탑처럼 웅장하게 우뚝 솟은 해발 3천181m의 '사소룽고'(Sassolungo)와 해발 2천969m의 평평한 봉우리인 '사소피아토'(Sassopiatt)가 나란히 병풍처럼 서 있다.
남티롤을 상징하는 산이자 돌로미티의 풍경 사진에서 자주 등장하는 높이 2천563m의 '몬테 실리아르'(Monte Sciliar·Schlern)는 웅장한 자태 그대로였다.
케이블카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관광객 유치를 통해 지역 경제와 일자리를 동시에 살리는 모델을 만들어 낸 대표적 산악관광지다.
이곳에는 1938년 첫 스키 리프트 도입 이후 사계절 내내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겨울철에는 181㎞의 스키 코스와 80㎞에 달하는 크로스컨트리 코스, 썰매장 등 다양한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여름철에도 무려 450㎞에 달하는 산악자전거 코스와 다양한 클라이밍 루트를 확보했다.
인구 1만2천명 규모의 4개 거점 도시(마을)에는 케이블카 노선을 따라 629곳의 산장(숙박시설)에서 1만2천321개의 객실을 가동한다.
계절마다 다른 관광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며 연간 205만건의 숙박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를 비롯한 도 유럽방문단은 당시 자이저 알름 고원에서 진행된 현장 설명회 때 남티를 측이 강조한 친환경 케이블카 설치와 운영 현황에 귀를 기울였다.
남티롤 케이블카 사무국의 카린 브레너(Karin Brenner) 국장은 "남티롤의 케이블카는 무분별한 교통수단으로 인한 산림훼손을 막는 친환경 수단으로 기능했다"며 "관광객 유입으로 경제 효과와 일자리 창출로 인구 유출 억제 효과도 누렸다"고 소개했다.
남티롤 관광협회 마틴 라벤슈타이너(Martin Rabensteiner) 국장도 "케이블카는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닌 지역 공동체 생명선이라는 인식이 깊다"며 "자치분권과 친환경 관리체계는 남티롤 산악관광 성공의 핵심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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