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식 세종대왕기념사업회장 "한글, AI시대 가장 잘 맞는 언어"

박현수 / 2025-10-09 08: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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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솔 최현배 선생 손자 "영어 남용으로 우리말 위상 흔들…학교 국어교육 강화 시급"
▲ 최홍식 세종대왕기념사업회장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8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세종대왕기념사업회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최홍식 회장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한글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 10. 8. phyeonsoo@yna.co.kr

▲ '훈민정음 제자해' 주제 기조 강연하는 최홍식 회장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지난 2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세종대왕기념사업회에서 열린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 제13회 발표회에서 최홍식 세종대왕기념사업회장이 '현대 음성의학과 음성학으로 풀어보는 훈민정음 제자해'라는 주제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2025. 10. 2. phyeonsoo@yna.co.kr

▲ '훈민정음 서문가' 부르는 최홍식(왼쪽) 회장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지난 2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세종대왕기념사업회에서 열린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 제13회 발표회에서 최홍식(왼쪽) 세종대왕기념사업회장이 전영준(오른쪽) '해사한' 대표가 작곡한 '훈민정음 서문가'를 강순예(가운데) 작사가와 함께 부르고 있다. 2025. 10. 2. phyeonsoo@yna.co.kr

최홍식 세종대왕기념사업회장 "한글, AI시대 가장 잘 맞는 언어"

외솔 최현배 선생 손자 "영어 남용으로 우리말 위상 흔들…학교 국어교육 강화 시급"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인공지능(AI) 시대에 가장 잘 맞는 언어가 한글입니다. 앞으로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최홍식 세종대왕기념사업회장(연세대 의대 이비인후과 명예교수)은 579돌 한글날을 앞두고 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영어는 발음 오류 가능성이 높지만, 한글은 하나의 소리에 정확히 대응하는 글자 구조를 갖추고 있어 인공지능과의 소통에서 강점을 가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훈민정음 제자해를 현대 음성학과 의학적 근거로 풀어내면 세종대왕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문자를 설계했는지 알 수 있다"며 "세계 젊은 세대에게 한글의 과학성과 우수성을 입증할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의 손자다. 연세대 의대 이비인후과 명예교수로 음성학자이자 현직 이비인후과 의사다. 지난 2015년부터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회장을 맡아 10년째 이끌고 있다.

"외솔 선생이 가장 존경했던 분이 세종대왕입니다. 그 정신을 이어받아 기념사업회를 맡게 됐고, 훈민정음 제자해의 과학성을 규명하는 데 전념하고 있습니다."

최 회장은 훈민정음 창제 과정을 두고 "집현전 학자들과 공동 작업이 아니라 세종이 홀로 완성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훈민정음은 책은 집현전 학자들과 공동으로 집필했지만, 글자는 세종 혼자 만들었습니다. 해례본 기록을 보면 의논해서 만들 수 있는 성격이 아니고, 세종이 직접 구상하고 연구해 완성했다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는 또 "세종은 중국 음성학자 황찬에게 의문점을 확인하기 위해 신숙주와 성삼문을 열세 차례나 요동으로 보냈다"며 세종이 직접 학문적 갈증을 풀며 창제 작업을 주도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한글이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I의 핵심은 사람과 기계의 정확한 소통인데, 영어에는 발음 혼동(Z, L·R 등)이 많습니다. 그러나 한글은 발음과 글자가 일대일로 대응하기 때문에 오류가 적습니다. 인공지능 명령어나 언어 기반 시스템에서 한글이 가장 적합할 수 있습니다."

그는 훈민정음해례본에 담긴 발성 원리와 조음 기관 묘사가 현대 의학과 음성학으로도 입증된다며 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보완하면 한글은 디지털 언어로 더 큰 가능성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젊은 세대가 훈민정음의 의미를 잊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프랑스는 자국 문자를 자부심으로 가르치는데, 우리는 훈민정음 교육을 소홀히 하고 있습니다. 한글이 쉽게 배워진다는 이유로 그 가치를 경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학교 국어 교육에서 훈민정음과 세종의 백성 사랑 정신을 반드시 가르쳐야 합니다."

그는 "간판·기업명·행정 표기 등에서 영어 사용이 남발되면서 우리말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며 국가 차원의 언어 정책과 사회 지도층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에는 자기공명영상(MRI) 분석을 통한 '훈민정음 음성학' 연구서를 출간할 예정"이라며 이번 한글날을 계기로 한글의 과학성과 우수성이 더욱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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