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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 월봉서원 전경 [광주 광산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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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의 수련 체험하는 어린이들 [광주 광산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퇴계와 논변·중국 표류기' 광주 월봉·무양서원 국가유산 주목
역사·문화 담은 국가 유산 활용 프로그램 활발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광주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으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국가 유산의 뒷얘기와 체험 프로그램이 추석 명절을 맞아 주목받고 있다.
5일 광주 광산구에 따르면 구는 지역 대표적인 국가 유산인 '월봉서원'과 '무양서원'의 역사성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광산구 광산동에 있는 월봉서원은 고봉 기대승 선생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고봉 선생 사후 7년 만인 1578년 호남 유생이 사당을 세운 것을 시초로 임진왜란과 대원군의 서원철폐령 등을 겪으며 소실·폐쇄됐다가 재건되기를 반복하며 1991년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고봉은 대표적인 광주 출신 성리학자로 퇴계 이황과 논변을 벌이며 학문적 지평을 넓히는 등 한국 유학 발전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다.
과거에 급제한 32세 젊은 선비였던 고봉은 56세의 대학자이자 성균관 대사성인 퇴계의 집을 찾아가 인간의 심성을 나타낸 '사단칠정'을 해석하는 토론을 벌였다.
이를 계기로 1570년 퇴계가 별세할 때까지 13년간 120여통의 편지를 서로 주고받았다.
편지로 사상은 물론 정치와 처세, 집안일까지 서로 이야기하며 끈끈한 인연을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선비들의 일상을 체험하는 '선비의 하루', 숭덕사 배례(절로 예를 표함), 전각 체험, 투호 놀이 등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대화와 토론의 장을 뜻하는 '살롱'의 의미를 담아 차담, 문화공연, 주제가 있는 이야기 마당 등 문화 교류를 할 수 있는 '살롱 드 월봉'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또 다른 국가 유산인 무양서원은 고려 인종 때 어의를 지낸 장경공 최사전 선생의 묘지석을 보관하기 위해 일제강점기인 1927년 만들어졌다.
묘지석은 선생의 간략한 일대기가 새겨진 채 묘소 앞에 묻혀있다가 도굴꾼 등에 의해 일본으로 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총독부의 기록에서 이 묘지석이 일본 동경대학박물관에 보관돼 있다는 기록이 확인되면서 반환 운동을 벌여 돌려받고 서원을 만들었다.
묘지석은 광주박물관에 기증된 상태다.
전남 강진에서 태어난 장경공은 3대에 걸친 의원으로 가업을 이어받아 어의로 활약했다.
그를 시조로 한 탐진 최씨 문중은 배움을 매우 중요하게 여겨 1945년 무양중학교(현 비아중학교)를 설립해 지방 교육의 뜻을 이어오고 있다.
무양서원에는 중국 3대 견문록으로 꼽히는 '표해록'을 쓴 금남 최부 선생의 위패도 모셔져 있다.
금남은 제주도에서 추세경차관(부역·병역 기피자를 쫓는 관직)으로 지내던 중 부친상을 접하고 전남 나주로 향하다 풍랑을 만나 14일간 표류하게 된다.
빗물을 받아 마시고 해적을 만나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하면서 가까스로 중국 항주 인근에 도착했다.
이들 일행은 왜구로 오해받아 또다시 위기에 몰렸지만 중국 연호가 찍힌 마패를 보여주는 기치를 보이며 위기를 넘겼다.
그는 뛰어난 필담으로 명나라 관리의 관심을 끌었고, 관리들의 도움을 받아 북경을 거쳐 조선으로 돌아왔다.
이때 목격한 산천과 풍속, 문물을 상세히 기록한 '표해록'을 작성하면서 후세에 동방의 마르코폴로라고 불린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무양서원에서는 어의가 되기 위한 수련 과정을 체험하는 활동과 왕실 어의 활동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이뤄지고 있다.
어르신들의 몸·마음 건강 프로젝트 일환으로 체조·음악회 등이 마련됐다.
금남의 표해록을 그림자극으로 펼쳐내거나 판화로 만들어보는 체험 활동도 이뤄지고 있다.
광산구는 이를 포함해 고택·종갓집 활용 사업, 신창동 유적지 활용 사업 등 5개 사업이 국가유산청 공모에 선정돼 5억7천여만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대부분 체험 프로그램은 예약제로 운영된다.
광산구 관계자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국가 유산의 가치를 지속해 창출하고 고도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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