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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연휴가 시작된 3일 남대문시장 [촬영 최원정] |
'빨간날' 없는 구슬땀…황금연휴에도 서울은 쉼없이 돌아간다
한가위에도 일터 지키는 사람들…'가족의 행복' 바라는 마음은 하나
(서울=연합뉴스) 최원정 기자 = 추석 연휴가 시작된 3일 오후 2시께,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인근에서 백반집을 운영하는 허모(72)씨는 구슬땀을 흘리며 설거지하느라 분주했다.
식사를 마친 손님들이 "잘 먹었습니다. 수고하세요"라는 인사를 남기고 나가기가 무섭게 또 다른 손님이 늦은 점심을 먹으러 들어왔다.
허씨는 "추석을 쇠느라 쉬는 분들도 많아서 손님이 평소보다 적다"면서도 "손님이 아예 없는 건 아니잖으냐. 누군가는 저 사람들을 먹여야지"라고 웃어 보였다.
최장 열흘간 이어지는 '추석 황금연휴'에도 가족·친지와 시간을 보내는 대신 일터를 지킨 사람들이 서울에는 가득하다.
남대문시장에서는 "내일도 오느냐"고 묻는 상인들의 인사가 들려왔다. 낯선 음식에 호기심을 보이던 외국인 관광객이 끝내 돌아서자 서운한 것도 잠시, 곧바로 미소를 지으며 손님들을 응대하기도 했다.
좌판을 놓고 멍게를 파는 70대 A씨도 연휴 내내 쉬지 않고 시장에 나올 생각이다. A씨는 "경기도 좋지 않아 손님들이 없다"며 "그래도 나올 수 있는 사람들은 다 나와야 이 시장이 유지되고 장사도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과일 노점상 김만규(79)씨도 "여기는 연휴에 사람들이 하나도 없다"며 "장사가 전혀 안 되지만 돈이 없으니 황금연휴에도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했다.
15년차 택시 기사인 허태환(75)씨는 동이 트기도 전인 오전 5시부터 12시간 동안 운전대를 잡았다. 추석 당일과 다음날을 제외하고는 연휴에도 평소처럼 근무할 생각이다.
허씨는 "명절 때는 서울에 사람이 빠지니 평소보다 손님이 절반 정도 사라지는 것 같다"며 "이번처럼 긴 연휴에는 회사에 낼 최저 운송 수입금도 채우지 못하니 오히려 바쁘게 일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들에게 한가위 소망을 물었다. 건강과 돈 등 개인적 바람부터 나라 걱정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지만 결국 가족들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은 하나같았다.
"먹고 사는 게 급하니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어요. 우리 예쁜 각시도 먹여 살리고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죠." (김만규 씨)
"인생이란 게 파도 같아요. 평탄한 길만 있는 산이 없더라고요. 이제 건강 말고는 다른 소망이 없어요. 저희 집사람과도 항상 아프지 않아야 자식들 돕는 거라고 이야기하곤 하죠." (허태환 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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