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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일, 기억 풍경-압구정, 1981.12~1982.2 [서울대학교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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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정의, 신림7동, 1984 [서울대학교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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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봉림, 서울 달동네 1990, 봉천동, c.1990 [서울대학교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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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경, mute-027-옥수동, 1999 [서울대학교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서울의 모습들…재개발 예정지 사진전
서울대미술관, 김정일·임정의·최봉림·김재경 사진 196점 전시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재개발'은 누구에게는 희망찬 미래를 뜻하는 말이 되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이나 기억의 장소가 사라진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 13일 시작되는 '뮈에인, 내 마음속의 오목렌즈'전은 재개발로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모습들을 기록한 사진가 4명의 작품을 모은 전시다.
김정일, 임정의, 최봉림, 김재경이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각기 다른 시간대에 서울의 재개발 예정지 곳곳을 각자의 구도와 해석으로 담은 사진 196점이 소개된다.
사진 속 장소는 일명 '달동네'로 불렸던 곳들이 많다. 그러나 전시는 으레 달동네 하면 따라붙기 쉬운 '가난'이나 '낙후' 또는 '과거에 대한 향수' 같은 시선을 피하고 장소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김정일은 사진을 공부하던 대학생 시절인 1982년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개발지역 40여 곳이 발표되자 그 내용이 담긴 신문을 들고 촬영에 나섰다.
'기억 풍경'이란 제목을 단 그의 사진은 정면에서 공간을 크게 담는 것이 특징이다. 봉천동, 금호동, 도곡동, 장위동, 묵동 등 다양한 지역의 사진과 함께 지금은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 중 하나인 압구정의 1980년대 초 모습도 보인다. 배경의 아파트 모습에서 사진 속 폐가처럼 보이는 건물이 지금 백화점이 들어선 곳임을 알 수 있다.
임정의는 1983년부터 약 6년간 서울대 환경대학원 연구팀과 함께 저소득층 주거지를 연구하면서 서울 곳곳의 재개발 예정 지역을 찍었다. 전시에서는 관악구 봉천동과 신림동을 담은 작업물을 중심으로 금호동 야경 등을 함께 소개한다. 똑같이 생긴 집들이 언덕을 따라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을 위에서 찍어 거시적으로 풍경을 보여준다.
최봉림의 사진에서는 인물이 먼저 들어온다. 1989년 사진가가 되기 위한 훈련의 무대로 서울 동작구 상도동 종점에서 관악구 봉천동 끝으로 이어지는 달동네 능선을 택한 그는 2년간 이 지역을 드나들었다. 주민들과 라포(rapport·신뢰와 친근감으로 이뤄진 인간관계)가 생겼기 때문인지 사진 속 아이들은 가까운 사람에게 보여주는 밝은 미소로 카메라를 바라본다. 봉천동 출사작 65점은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되는 것들이다.
건축사진가 김재경은 1999년 세기말 서울을 담은 '뮤트'(Mute) 연작 32점과 2000년대 같은 공간을 다시 찍은 '뮤트2' 연작 4점을 보여준다. 장소를 특정하기 쉽지 않은 사진은 계단에 주로 초점을 맞췄다.
전시는 3월 5일까지 계속된다. 무료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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