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 "4년 공백에 땅바닥 꽂히는 기분…'트라이'는 내게 기적"

고가혜 / 2025-09-0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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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선수 출신…"고2 때 수술로 시즌 날린 경험…윤성준 절박한 심정 이해"
▲ 배우 김요한 [위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SBS '트라이' 장면 일부 [S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요한 "4년 공백에 땅바닥 꽂히는 기분…'트라이'는 내게 기적"

태권도 선수 출신…"고2 때 수술로 시즌 날린 경험…윤성준 절박한 심정 이해"

(서울=연합뉴스) 고가혜 기자 = "'학교 2021'이 끝난 뒤 세 작품 정도가 연달아 엎어졌어요. 그 당시엔 정말 땅바닥에 꽂히는 느낌이었죠. 4년의 공백 끝에 '트라이'라는 작품을 만난 건 제게 기적이었어요."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김요한은 SBS 드라마 '트라이'로 오랜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소감을 묻자 조심스럽게 공백 기간의 아픔을 고백했다.

그는 지난 2021년 KBS 드라마 '학교 2021' 이후 끊임없이 차기작을 준비해 왔지만, 준비하던 작품들이 추가 대본 작업 및 편성 지연 등으로 계속 미뤄지면서 약 4년간 새로운 작품으로 복귀하지 못했다.

김요한은 "분명 쉬지 않고 연기를 해 왔는데 (준비하던 작품들이) 계속 마지막에 엎어지고, 리딩 후에 또 엎어지고를 반복했다"며 "일자리를 잃은 느낌도 들고, 복합적으로 정말 힘들었다. 나중엔 집 밖에도 잘 안 나오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팬분들과 가족 덕분에 버틸 수 있었지만, 그들에게도 희망 고문을 하는 느낌이어서 너무 죄송했다"며 "'트라이'라는 작품이 처음 제게 왔을 때도 (혹시 또 엎어지지는 않을까) 반신반의했다"고 대본을 접한 순간을 회상했다.

'트라이'에서 그는 만년 꼴찌 성적으로 학교에서도, 가족에게도 인정받지 못한 채 졸업 후 미래를 고민하는 한양체고 3학년 럭비부 주장 윤성준 역할을 맡았다.

실제 체고 출신에 어릴 적부터 14년간 태권도 선수로 활동한 김요한은 드라마 속 윤성준에게서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고 했다.

그는 "저도 고2 때 수술로 한 시즌을 날려 버려서 대학이나 (실업팀) 감독님들에게 스카우트 받을 수 있는 기회가 3학년뿐이었다. 그래서 성준이의 절박한 심정이 너무 이해됐다"며 "꼭 고등학생 김요한이 아니더라도 대본을 읽을 당시 (미래가 불확실한) 제 상황과도 맞물리는 것 같아 공감이 많이 됐고, 그래서 이 역할을 너무 하고 싶었다"고 떠올렸다.

선수 출신인 그에게도 럭비 선수 역할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캐스팅되자마자 바로 헬스장을 끊고, 하루 네 끼를 4시간 간격으로 먹으며 증량에 나섰다.

촬영 전부터 3개월간 매주 럭비 훈련을 받아야 했고, 본격적으로 촬영에 나선 7개월 동안 부상도 끊이지 않았다.

그는 "처음엔 이게 될까 싶었지만, 럭비 코치님을 모시고 기초부터 훈련받으니 3개월 차부터 다들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자세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물론 태클이나 슬라이딩하다 보면 부상이 없을 순 없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럭비부원이 부상 하나씩은 다 안고 촬영했는데, 1년간 고생한 만큼 경기 장면들이 잘 나와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김요한은 차기작으로 드라마 '제4차 사랑 혁명', 영화 '메이드 인 이태원' 등 또 다른 작품을 연이어 준비하고 있다.

다만 차기작에서도 복싱 선수 역할을 맡은 것을 두고 일각에선 그에게 '선수 출신'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그는 "(비슷한 역할이 계속 겹치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운동선수 경력이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라며 "'트라이'를 찍으며 재능도 하나 찾았다. 태권도와 스텝이 비슷한 펜싱도 기회가 되면 도전해보고 싶다"고 웃음 지었다.

김요한은 지난 2019년 엠넷 예능 '프로듀스X101'에서 1등을 하며 아이돌 가수로 연예계에 처음 데뷔했다.

하지만 최근 약 2년간 가수 활동을 쉬고 연기 활동에 매진한 그에게 '트라이'는 배우로서의 자아를 되찾아 준 남다른 의미의 작품이었다.

그는 "솔직히 프로듀스X101로 데뷔했을 땐 꿈을 꾸는 기분이었다. 제 인생에 정말 기적 같은 순간이었다"며 "하지만 꿈을 꾼 뒤 다시 밑바닥으로 내려온 제게 찾아온 '트라이'는 또 한 번의 기적이었다. 다시 작품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트라이'로 다시 한번 인생 전환기를 맞은 그는 차기작 준비와 함께 하반기 소속 그룹 위아이의 컴백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요즘은 그저 행복하다. 언제까지 바쁠 수 있을지 알 수 없고, 바빠야 잡생각도 안 한다"며 "2년 만에 멤버들과 춤 연습도 하고, 작품 준비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김요한은 가수로서도, 배우로서도 '꾸준하게 해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가수로서는 군 복무 등을 모두 마치고도 멤버들과 꾸준히 활동을 잘 해내는 것이 목표이고, 배우로서는 윤계상 선배님처럼 10년, 20년 뒤 누군가를 이끌어주는 선배가 되는 게 목표예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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