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과 언해본 함께 담은 불교 경전·희귀한 불화, 보물 됐다
김예나
2026-10-26 10:04:55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조선시대 왕실 주도로 간행된 불경을 비롯해 당대 불교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유산이 보물이 됐다.
국가유산청은 '불정심다라니경(한문·언해본)'과 '평창 상원사 석가여래삼존좌상·16나한상 일괄 및 복장유물', '순천 송광사 오십삼불회도', '공주 마곡사 동종' 등 4건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26일 밝혔다.
불정심다라니경은 해당 경전을 필사하거나 평소 가까이 두고 읽으면 재앙을 물리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밀교 계열의 불교 경전이다.
보물로 지정된 '불정심다라니경(한문·언해본)'은 한문본과 한문으로 된 내용을 한글로 풀어서 쓴 언해본이 함께 수록돼 있다.
총 6권으로 구성돼 있으며 서울대 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한문본은 1485년 성종(재위 1469∼1494)의 어머니인 인수왕대비(인수대비)가 주도해 간행했으며, 언해본은 1455년 조성한 금속활자로 찍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유산청은 "한문본과 언해본의 구성을 가진 책 가운데 조성 당시의 온전한 원형으로 전해지고, 보물로 지정된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문본만 있는 다른 책과 비교해도 내용이나 인쇄 상태가 뛰어난 것으로 여겨진다.
월정사 성보박물관에 보관 중인 '평창 상원사 석가여래삼존좌상·16나한상 일괄 및 복장유물'은 존상 21구와 복장 유물 총 34점으로 이뤄져 있다.
원래 경북 예천 운복사에 봉안돼 있었으나, 일부 없어진 상을 1711년에 다시 제작했다. 이후 1885∼1886년경 상원사로 옮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왕실 주도로 개채(改彩·다시 채색함)한 뒤 영산전에 봉안했다고 한다.
대체로 15세기 후반에 제작된 불상과 시대적으로 양식이 비슷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1711년 제작된 목조상의 경우,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조각승 혜주가 중심이 돼 조성한 것으로 파악돼 의미가 크다.
순천 송광사의 오십삼불회도는 불교의 오십삼불 신앙을 불화로 구현한 것이다.
오십삼불 신앙은 '관약왕약상이보살경' 경전에 수록된 오십삼불의 이름을 부르고 예배하면 시방의 부처를 만나고, 무겁고 극악한 죄를 일컫는 사중오역(四重五逆)의 죄가 사라진다고 믿는 신앙을 뜻한다.
복장 유물을 넣는 주머니에는 화승(畵僧)으로 이름난 의겸을 중심으로 26명의 승려가 제작에 참여했고, 1725년에 제작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오십삼불 신앙을 화폭에 옮긴 희귀한 제작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
함께 보물로 지정된 '공주 마곡사 동종'은 제작 과정에서 남긴 기록으로 볼 때 1654년 승려 장인인 보은이 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안곡사에 봉안하기 위해 만들었으나 18세기 중반 절이 폐사될 무렵 마곡사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종의 형태, 표면 문양 등은 연구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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