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굴인줄 알았더니"…인니 주민, 배수로 파다 석굴무덤 발견

성혜미 / 2021-04-14 17: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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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골과 함께 금팔찌·구슬 들어있는 도자기 나와…당국에 신고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한 주민이 배수로를 파다가 지름 8㎝짜리 '뱀굴' 같은 구멍을 발견, 주변을 훑다가 유골과 유물이 묻힌 석굴 무덤을 찾아냈다.
 

▲ 인니 동부 자바 주민, 배수로 파다 석굴무덤 발견…"뱀굴인 줄" [수르야·재판매 및 DB 금지]

14일 트리뷴뉴스 등에 따르면 동부 자바주 본도워소(Bondowoso)군 로자자르 마을에 사는 와싯(43)씨가 지난 12일 오전 11시께 집 근처 바위 더미 주변에 배수로를 만들려고 땅을 파다 구멍을 발견했다.

와싯씨는 "손전등으로 구멍을 비춰보니 규모가 꽤 있어 보였다"며 "마을에 뱀이 자주 나타나기 때문에 처음에는 뱀굴인가 생각해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호기심이 생겨 주변을 훑다 보니, 상당히 큰 상자 모양으로 생긴 돌이 동굴 입구를 가리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 와싯씨가 석굴무덤 안에서 발견한 전통칼 등 유물 [수르야·재판매 및 DB 금지]

와싯씨가 동굴 안으로 들어가 보니, 성인 6명 정도가 웅크리고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나왔다.

그 안에는 부서진 유골과 함께 전통 칼인 크리스(keris)와 칼, 금팔찌와 구슬이 들어있는 도자기가 있었다.

와싯씨는 마을 이장을 통해 정부에 발견 사실을 신고했고, 그가 찾은 동굴은 '석굴무덤'으로 추정됐다.

본도워소군의 역사·유물 책임자는 "우리 군 지역에 살았던 고대 인류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며 "주민들이 거석(巨石) 무덤, 석굴 무덤을 발견해도 고고학 절차를 따르지 않고 마구 만지고 신고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처럼 문화유산을 발견하면 만지지 말고, 제발 바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 인도네시아 동부자바 본도워소군(빨간점) [구글맵]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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