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남춘모 개인전 '프롬 더 라인스' 전시 전경 [리안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 |
▲ 작품 설명하는 남춘모 작가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남춘모 작가가 지난달 28일 서울 창성동 리안갤러리 서울에서 자기 작품 '프롬 디 어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laecorp@yna.co.kr |
![]() |
▲ 남춘모 2025년 작 '프롬 더 라인스' [리안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 |
▲ 작품 설명하는 남춘모 작가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남춘모 작가가 지난달 28일 서울 창성동 리안갤러리 서울에서 자기 작품 '보이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laecorp@yna.co.kr |
![]() |
▲ 남춘모 개인전 '프롬 더 라인스' 전시 전경 [리안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캔버스에 고랑 파고 밭 일구는 남춘모의 개인전 '선으로부터'
"작가의 삶은 농부와 같아…과거 우물(井)은 지금의 해시태그(#)"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아버지는 경북 영양, 대한민국 제일 오지에서 산비탈을 개간해 밭을 만들었다. 비바람 몰아치는 황무지에서도 아버지는 땅 깊은 곳에 쟁기를 깊이 넣고 묵묵히 흙을 뒤엎었다. 그렇게 어둠 속에 있던 흙이 나와 빛을 받았다. 창조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것을 끄집어내는 일이었다."
단색화 작가 남춘모(64)는 작가의 삶이 농부의 모습과 같다고 말했다. 농부가 아무것도 없는 딱딱한 땅을 묵묵히 뒤집듯 작가도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날들이 계속되지만, 끊임없이 자신을 뒤집어 가며 밭을 일군다는 의미다.
서울 창성동 리안갤러리 서울에서 남춘모의 개인전 '프롬 더 라인스'(From the Lines·선으로부터)가 지난달 28일부터 열리고 있다.
작가는 평생 선(線)을 탐구해왔다. 그에게 선은 산비탈과 밭고랑, 길게 늘어서 빛에 반짝이는 작물용 덮개 비닐 같은 시각적 기억을 토대로 존재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신작 회화와 조형 작업을 포함해 총 16점을 선보인다.
드로잉 연작부터 대표 조형 회화인 '빔'(Beam)과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보이드'(Void), 지난해 처음 선보인 '프롬 디 어스'(From the Earth·흙으로부터), 이번 신작 '프롬 더 라인스' 등을 시간의 흐름처럼 배치해 작가의 주요 궤적을 한 호흡에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남춘모는 회화의 표면 위에 선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구조를 짓는' 건축적 방법을 취한다.
신작 프롬 더 라인스는 캔버스 위에 한지를 우물정(井) 모양으로 겹겹이 쌓아 올려 입체감을 주는 작품이다. 보는 각도나 빛의 양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작가는 "과거에는 마을에 하나 있는 우물(井)에서 사람들이 모여 소통했는데 요즘은 디지털 세상에서 해시태그(#)로 사람을 연결하고 분류하는 소통 구조를 만든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선보였던 흙으로부터는 처음부터 땅에서 작업한 작품이다. 땅 위에 합성수지를 뿌려 굳힌 뒤 흙과 돌, 나뭇잎 등을 이용해 거친 대지를 표현했다.
작가는 계명대학교 미술대학과 동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하고, 차세대 단색화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합성수지, 광목천 등 산업 재료를 활용해 전통 단색화와는 다른 개성을 드러낸다.
전시는 10월 15일까지.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